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71958.html

[단독] 최순실, DMZ평화공원 사업에도 마수 뻗쳤다
등록 :2016-11-25 13:51 수정 :2016-11-25 15:45

박대통령 공약, 2500억규모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하자
K재단, 2016년 사업계획서에 ‘DMZ-스포츠평화공원’
재단 관계자 “최씨-김필승 이사 공원사업 논의” 밝혀
최씨 통일분야 개입 드러난 건 처음…검찰 수사해야

지난 1월 케이(K)스포츠재단이 설립 신청서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중 일부.

통일부가 추진하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에 최순실씨가 관여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공약하고,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선언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24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통일부의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기본구성(안)’을 보면, 공원 안에는 복합체육시설을 갖추고 △국제 및 남북한 교류 스포츠 행사 개최 및 관람 △복합체육시설 및 세계 어린이 놀이터 내 행사 개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은 박근혜 정부 초기 통일부에서 기획단을 만들어 2014~2016년까지 총사업비 2500억여원 규모로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2014년도 예산에 302억원이 책정됐으나 당시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이후 집행률이 1%도 되지 않는 등 정체기를 겪기 시작했다. 2015년과 2016년 상반기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현실과 달리 2016년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는 관련 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잡혀 있다. 재단이 지난 1월12일 총회 회의록 등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보면, ‘DMZ-스포츠평화공원(부설: 스포츠평화연구소·평화스포츠아카데미)’이라는 제목 아래 ‘계층, 단체별 스포츠 교류사업 촉진: 노동자 체육대회, 경평축구대회, 독도 남북한 세계요트대회’ 등이 기재돼 있다. 이 문건은 당시 재단의 김필승 이사가 작성한 것으로 통일부의 대외비 문건에서 밝힌 남북한 교류 스포츠 행사 등이 좀더 구체화된 것이다. 김 이사가 사업계획서에 스포츠평화공원사업을 포함시킨 것은 재단의 실질적 운영자인 최순실씨의 지시와 승인을 빼놓고 설명할 순 없다. 따라서 재단 설립 준비단계에서 공원사업에 대한 최씨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뒤 최씨는 계획서를 만든 김 이사와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재단 핵심 관계자는 “최씨는 김 이사와 함께 공원사업을 논의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 구체적인 논의는 미뤄졌다”고 말했다. 최씨가 독일에서 삼성의 돈으로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정황과 비교해보면, 국내에서는 남북 스포츠 교류를 미래 주요 수익사업 중 하나로 삼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최순실씨의 손길이 정부 사업 곳곳 닿지 않은 곳이 없지만 통일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업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대외비로 이뤄져온 만큼 최순실씨와 그 관련자들이 얼마나 이 사업에 연관된 것인지 검찰이 추가로 수사해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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