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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이후, 황교안 탄핵도 가능할까
관리형 체제 권한 최소 그칠 것 전망 속에서도 공안정국 우려… 내각 총사퇴 요구 vs 정국 안정 2라운드 벌어질 듯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6년 12월 05일 월요일

'황교활.'

황교안 국무총리에 따라붙는 별칭이다. 그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정부에 불리한 질문이 나올 경우 "확인해보겠다"며 교묘히 본질을 흐리거나 회피하는 답변 태도를 유지하면서 '교활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11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황 국무총리를 밀어붙였지만 한치도 물러섬없이 신경전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당시 이 의원은 "총리 하면서 무얼 했느냐"며 총리 역시 최순실 사건의 부역자임을 강조하자 황 총리는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괘씸하지만 장어같이 잘 빠져나간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최순실을 알았느냐"라고 따져 물었지만, 황 총리는 "제가 연으로 아는 건 전혀 없다. 찌라시를 통해 이름이 나와서 아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기업 모금 출연 의혹에 대해 "제가 이 정부에 와서 3년 7개월째 되는데 비선실세란 그런 실체를 본 일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가시화되면서 대통령 직무를 대행할 황교안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총리는 지난 2013년 3월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6월 수직상승해 국무총리 자리를 맡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황 총리는 초유의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직무 대행을 맡을 1순위로 떠올랐다.

황 총리의 대통령 직무대행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헌법재판소 최종 탄핵심판까지 최대 8개월 동안 국정운영 책임자로 군림하면서 보수 결집을 위한 아이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초 황 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할 가능성은 낮았다. 박 대통령이 국회 합의 총리를 수용하겠다고 제안하고 김병준 총리 내정을 철회했을 때만 해도 황 총리는 이임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탄핵 절차에 돌입하면서 차기 국무총리 합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국회가 합의한 총리를 내세웠을 때의 혼란과 책임, 그리고 탄핵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리고 이번 주중 여야가 차기 총리를 합의할 시간적 여유조차도 없다. 이대로 탄핵안이 가결되면 황 총리가 대통령 직무 대행을 맡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황 총리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촛불 민심과 역행해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순장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헌법 제71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한시체제인 직무 대행이 대통령의 전권을 휘두를 수 없다는 게 상식적이다. 다만, 관리형 직무 대행을 넘어서 실권을 휘둘렀을 때 이를 막는 장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권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이 진행 중인데 비협조적으로 나오도록 황 총리가 진두지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 총리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하면서 국면을 전환시킨 전력이 있다. 당시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에서 선거법 적용을 놓고 갑론을박했지만 황 총리가 전면에 나서 이를 막고, 진보당 해산까지 칼을 휘둘렀다. 

비록 대통령 직무 대행이지만 황 총리가 안보에서만큼은 정권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통령의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과거 전력과 관련돼 있다. 

지난 2014년 2월 법무부장관을 맡을 당시 황 총리는 "반국가사범 관련 단체들을 그냥 방치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관행 또는 부조리"라면서 10여개 단체를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황 총리의 발언은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를 옥죄면서 공안 정국을 형성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해석됐다. 황 총리 대통령 직무 대행 기간 공안 정국을 형성할 수 있는 사건이 터지면 황 총리가 자연스레 안보를 챙기고 국정안정의 책임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황 총리를 우습게 봤다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안보를 내세워 보수층의 결집을 시도하고 박근혜 정부의 2인자에서 1인자로 자신이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황 총리가 헌법 재판소의 탄핵 심판 이후에도 조기 대선의 관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황 총리 체제가 보수 정권 연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가결시 직무 대행을 맡았던 고건 전 총리처럼 관리자로서 권한을 넘어서지 않으면서 관리형 직무 대행 체제에 충실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굳이 국회 합의 총리를 내세울 필요 없이 권한이 적은 황 총리가 직무 대행을 맡으면서 탄핵 국면을 넘기고 조기 대선을 치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건 전 총리 역시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정상외교 역할도 수행하지 않았다. 선출직인 대통령의 권한을 직무 대행이 행사했을 경우 반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다만, 고건 전 총리의 경우 두달 만에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면서 직무대행의 권한 행사 기간이 물리적으로 짧았지만 황 총리의 경우 최대 8개월까지 직무 대행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등 변수가 많다. 

황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최대한 늦추면서 개헌의 시간을 벌어줄 것을 기대하는 보수층의 목소리도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흐름은 돌려놓기 힘든 상황에서 최대한 헌재의 탄핵 최종 심판 시간을 끌고 개헌을 화두로 정국 반전을 노린다는 계산인데 이를 조율하는 최적의 인물이 황교안 총리라는 것이다. 

탄핵 절차가 코앞에 닥치면서 야권은 ‘포스트’ 황교안 대행 체제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 총리 직무 대행 권한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이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앞두고 있어 혼선을 막기 위해 법적으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지위 및 역할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법 제71조에 나온 대통령 궐위시 권한 내용 중 직무 대행이 할 수 없는 권한을 법률로 명시하겠다는 것으로 최소 업무만 유지하고 정부 업무보고, 인사권 등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 ⓒ 연합뉴스

두 번째는 대통령 탄핵 가결시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국회가 결정을 내렸고, 박근혜 정부 내각 역시 국정농단 사건에 개입돼 있기 때문에 총사퇴를 하고 새롭게 내각을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황교안 총리부터 국무위원 전체를 재구성하라는 목소리는 국민 여론에 등에 업고 강한 압박이 될 수 있다. 

황 총리가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 직접 개입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최순실 인지 여부, 국회 위증죄 등으로 탄핵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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