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74592.html

창원 3·15기념관 대통령 사진, 결국 시민 손에 훼손
등록 :2016-12-14 15:42수정 :2016-12-14 16:02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시민들의 철거 요구 잇따랐으나 묵살돼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14일 달걀·케첩으로 훼손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에 걸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이 14일 시민단체 회원들에 의해 훼손됐다.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에 걸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이 14일 시민단체 회원들에 의해 훼손됐다.

시민들로부터 철거 요구를 받은 창원의 3·15기념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대형사진이 결국 시민들에 의해 훼손됐다.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3·15의거 열사 김주열 기념사업회, 부마항쟁기념사업회 등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4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념관에 걸린 박근혜 대통령 홍보 사진과 영상의 철거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박 대통령 사진 앞에서 문제점을 이야기하던 도중 갑자기 호주머니에서 날달걀을 꺼내 사진에 던지고 토마토케첩을 뿌렸다. 기념관 쪽의 시설물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김 의장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공용물건손상죄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김 의장을 체포해 마산동부경찰서로 연행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4일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홍보 사진과 영상 철거를 요구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4일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홍보 사진과 영상 철거를 요구했다.

김 의장은 “3·15의거의 기본정신은 자유·민주·정의이다. 박근혜는 3·15의거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며, 오히려 3·15정신에 반하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그의 홍보물을 단 한 점이라도 3·15기념관에 둔다는 것은 창원시민을 욕되게 하는 일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철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황실장은 “박근혜 홍보물을 철거할 때까지 창원시민들은 3·15기념관을 계속 찾아와 항의할 것이다. 오늘은 기자회견으로 그쳤지만, 즉각 철거하지 않는다면 수천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인완 국립3·15민주묘지 관리소장은 “관리소 자체적으로 기념관 시설물의 철거·변경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상급기관인 국가보훈처에 이미 2차례 공식적으로 시설물 교체를 강력히 건의했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나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3·15기념관은 1960년 경남 마산(현 창원)에서 일어난 3·15민주의거를 기념하는 시설이다. 당시 시위 도중 공권력에 의해 숨진 12명이 안장된 3·15민주묘지와 함께 있으며, 2002년 국립시설로 승격됐다. 창원시민은 이곳을 민주성지로 받들고 있다.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 제2전시실에서 상영되고 있는 동영상의 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활동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3·15기념관 제2전시실에서 상영되고 있는 동영상의 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활동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박 대통령 사진은 기념관 어린이체험관 앞 벽면에 걸려 있다. 2013년 어린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신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박 대통령 자필 글씨가 적혀 있다. 또 기념관 제2전시실의 ‘마산3·15의거 이후 우리나라의 발전상’ 벽면에는 박 대통령 활동 모습 등을 담은 동영상이 계속 상영되고 있다. 여기엔 ‘박근혜 정부를 맞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 분단의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끌어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는 설명문이 붙어 있다.

이들 사진과 동영상은 지난해 3월 설치됐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시민들로부터 철거 요구를 받아왔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공용물건손상죄 위반 혐의로 연행되는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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