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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폭로 김해호 목사 “진실 말한 대가는 참혹했다”
2007년 최태민 의혹 제기 후 실형, 베트남으로 이주 “피눈물을 흘리며 살았다”… “선거후보자에 대한 검증, 명예훼손 처벌 신중해야”
김유리 기자 yu100@mediatoday.co.kr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2007년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 ‘검증’을 주장했던 김해호 목사가 9년 만에 언론 앞에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 측이 외국으로 떠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김해호 목사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과 이어진 간담회에서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2012년 대선 때 TF팀을 만들어서 제2의 김해호를 막자는 취지로 제일 먼저 나를 추적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해호 목사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당내 후보 검증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최태민 일가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김해호 목사는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1년 징역형을 받고 2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김해호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베트남에서 입국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사는 5년 동안 “피눈물을 흘리며 살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진실을 말할 때는 참 어렵고 진실을 말하고 난 후 대가는 고통스럽고 괴롭다”면서도 “거짓을 말할 때는 참 쉽지만 그 다음 오는 대가는 진실을 말한 거보다 더 크고 감당하기 힘들다. 그런 식으로 오늘의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해호 목사는 “2012년 당시 나를 미행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묻고 다녔다. 그 공포를 견딜 수 없었다”며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베트남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행하고 자신을 탐문한 사람들이 박근혜 후보 측 ‘TF팀’이라는 것을 확신했다며 “주변에서 그렇게 말해주기도 했고 나를 따라다닐 사람은 그쪽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생활 기반이 없었던 김해호 목사는 지난 5년 동안 현지 생활이 힘들었다면서도 “다시 국내로 돌아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을 말했을 때 한마디로 ‘천벌 받을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며 “처절하게 감옥에서 반년을 살다가 세상에 나오니 세상은 저를 범법자, 범죄자로 만들어 한 세월을 고통 속에 살게 했다”고 회고했다.

한나라당은 2007년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전 국민에게 의혹을 접수 받았다. 김해호 목사는 최태민 일가의 육영재단, 영남대 등과 관련한 언론과 당시 관련자의 증언, 박근혜 후보의 언론 인터뷰 등을 수집해 “관련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이후 대통령으로서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다만 검증위에 관련 내용을 접수할 경우 개인의 문제제기로 당리당략에 따라 무시되거나 축소될 수 있을 것 같아 사전에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해호 목사는 최태민 일가의 영남대 재산 매각 및 횡령과 부정입학, 한마음 봉사단을 통한 기업 ‘삥뜯기’,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운영 전횡 등에 대한 자료와 관계자 다수를 인터뷰한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김해호 목사는 최태민씨에 대해 “정권 말기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끌어가기 위해 필요했던 충효사상을 부르짖어 주니까 좋을 수밖에 없었다”며 “검증 때 박근혜 후보는 ‘없는 사실을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명하느냐. 천벌을 받을 사람’이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태민-박근혜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성북동 집 폐쇄 등기부등본을 들이밀었다. 폐쇄등기부등본은 정부와 지자체 공문서 작성이 전산화되기 전 수기로 작성한 거의 마지막 시대 문건이었다.  

김해호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북동에서 이사를 간) 삼성동 집에서 걸어가면 5분 거리에 최태민 집이 있었는데 모르냐고 하니 (박근혜 후보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가진 분을 데려다 조사할 수도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후 김해호 목사는 최순실씨에게 망자(최태민)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해 구속 수사를 받고 실형을 살았다. 김해호 목사는 “당시 재판 과정에서도 최태민·최순실·정윤회 등 비리에 대해 수많은 증거와 증인을 찾을 수 있었으나 오로지 고발인의 명예훼손에 법적인 보호나 사용만 가능했다”며 “공직자 특히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자질, 도덕성 등의 근본적 문제나 이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대한 검증은 그 뒷전이었다”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그는 “대선 후보로 나선 사람은 이미 거대한 권력의 중심이고 그를 추종하고 따르는 세력은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일개 개인이나 언론이 공직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합리적 의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할 경우 현 법체계에서 제보자는 명예훼손 혹은 상대후보 비방이라는 국가의 형벌을 받게 된다. 또 다른 제보자나 증인은 법의 심판이 두려워 침묵 혹은 숨어버리는 악순환만을 반복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실을 이야기해도 권력 앞에서는 거짓이 된다”며 “참 무서운 법이다. 무조건 허위 사실로 몰아버리면 그걸로 끝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해호 목사는 “친박은 할 말이 없고 비박하시는 분들도 자기 고백이 있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를 두고 눈도장을 찍고 권력자의 가방을 서로 뺏어들려고 했던 사람들이 다 있다. 비박이라는 건 그저 권력쟁탈전에서 밀려난 사람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왕실장’으로 불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양심 고백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최순실은 모른다고 하니 정윤회는 알 거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식 비서였는데 왜 모르겠나”고 지적했다.  

유종성 교수는 “선거 후보자에 대한 비리 의혹을 파헤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과 허위사실공표죄”라면 “예전에는 국가보안법으로 막았던 후보자 검증을 현재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공표죄가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종성 교수는(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교 국제대학원) 이어 “주로 형식적 민주주의를 하면서 권위주의를 하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경신 교수는(고려대) “선거 공정성도 중요하고 흑색선전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하면 후보자는 반박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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