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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 “아버지 노래 ‘아름다운 강산’… ‘박사모’ 따위가 불러서는 안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입력 : 2016.12.18 10:08:00 수정 : 2016.12.18 10:38:53

기타리스트 신대철씨 페이스북 캡처.
기타리스트 신대철씨 페이스북 캡처.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씨(49)가 친박 단체가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모습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신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V를 보다 친박 단체들이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며 “친박 단체(박사모) 따위가 이 노래를 불러서는 안된다”고 적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단체 및 일부 보수단체들이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면서 대형 스피커를 통해 ‘아름다운 강산’ 노래를 틀었다. 

신씨는 “‘아름다운 강산’은 나의 아버지가 1974년에 작곡한 노래”라면서 이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소개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씨(78)다. 신씨는 “아버지(신중현씨) 증언에 따르면 유신정권 시절 청와대와 공화당에서 ‘박정희 찬양가’를 부르라는 내용의 강권과 협박이 있었으나 아버지는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당시는 ‘미인’이라는 노래가 대히트 해 국민가요가 되었던 시절”이라면서 “그런데 ‘미인’은 갑자기 금지곡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십곡이 금지됐다”고도 했다.

신씨는 “고심하던 아버지, 당시 아버지의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1974년)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한다. 오리지널 버전은 이후 이선희의 리메이크 버전(1988년)과는 많이 다르다”며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라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노래 가사에는 “교묘한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노래의 전반부의 핵심은 이렇다.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있고 네가있네/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새 희망을’. 그리고 후반부 핵심은 이렇다.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꿈을/만들어 보고파’.

신씨는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됐던 시대의 외침으로 ‘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 새희망을’, ‘~말해야지… 우리의 새꿈을 만들어…’이라 한 것”이라면서 “어쩌면 아고라 민주주의의 실현을 꿈꾼 것일까. 그래서 이 노래는 유신 내내 금지곡이 됐다”고 적었다. 신씨는 “그러므로 박사모, 어버이 따위가 불러서는 안된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기타리스트 신대철씨.
기타리스트 신대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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