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은 왜 친박집회에 '아름다운 강산'을 금지했을까 - 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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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은 왜 친박집회에 '아름다운 강산'을 금지했을까
2016-12-18 15:5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기타리스트 신대철. (사진=신대철 SNS 캡처)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박사모 등 친박 단체 회원들이 맞불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부른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유명 가요인 '아름다운 강산'은 지난 1974년 가수였던 그의 아버지 신중현이 작곡한 곡이기 때문이다. 

신대철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 안국역 앞에서 친박 단체들이 집회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야기는 이랬다. 당대 최고의 히트곡 작곡가였던 신중현은 어느 날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노래를 만들라'는 요청이었다. 신중현은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고, 공화당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에도 신중현은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신중현이 작곡한 노래들은 줄줄이 금지곡이 된다.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신중현의 곡 '거짓말', '미인' 등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들로 사람들에게 불리지 못했다.

신대철은 "당시 '미인'이라는 노래가 엄청나게 히트해 국민가요가 됐었는데 갑자기 금지곡이 됐고, 가수 김추자의 '거짓말'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십곡이 금지곡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신중현은 자신의 밴드인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한다. 가수 이선희가 1988년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신대철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면서 "서슬 퍼런 독재 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강산'의 가사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해석했다. 

신대철이 본 '아름다운 강산' 전반부의 핵심 가사는 '아름다운 이곳에/네가 있고 내가 있네/손 잡고 가보자/달려보자 저 광야로/우리들 모여서/말해보자 새 희망을'이라는 부분이다.

후반부에서는 '오늘도 너를 만나러/가야지 말해야지/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지고/영원한 이곳에 우리의/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라고 부르는 부분을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여기에는 교묘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됐던 시대의 외치으로 '우리들이 모여서 말해보자 새 희망을',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라고 한 것이다. 어쩌면 아고라 민주주의를 꿈꾼 것일까. 이 노래는 유신 내내 금지곡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대철은 "그러므로 이 노래를 박사모나 어버이(연합)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친박 단체들을 비판하고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