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311215754527

"박 전 대통령, 여권 보고와 달리 8대0 나오자 더 충격"
이성대 입력 2017.03.11 21:57 수정 2017.03.11 23:45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이렇게 청와대에 머물면서 어떻게 된 일인가 여러 가지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정치부 이성대 기자와 함께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 전후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속 머무는 건, 삼성동 사저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인용이 아닌 기각 쪽에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봐야겠죠.

[기자]

인용 결정을 예상치 못한 데다, 특히 8 대 0 전원일치로 인용 결정이 나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취재 결과, 박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재판관 2명 중 최소 1명이 기각 결정을 냈다고 여권관계자가 보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결과는 사실과 달랐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어제 인용 결정 이후 참모진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지만, 청와대 내부에선 4 대 4나 5 대 3으로 기각이 될 것이다, 이렇게 기대했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래서 어제 관저에서 TV로 탄핵 인용 결정을 지켜본 이후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제 참모진들과의 회의가 1시간 넘게 이뤄졌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 외에 별다른 입장이나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여론조사를 보면 계속해서 80% 가까이가 탄핵 찬성을 한다는 여론조사가 있었고, 물론 여론조사와 헌재의 선고는 전혀 다른 얘기지만, 기존의 변론 과정만 지켜봐도 기각은 좀 어려운 게 아니냐는 예상을 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그래서 일반인들의 여론과 청와대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여론과 동떨어진 모습이 또 하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청와대 홈페이지입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확인한 건데요.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여전히 프로필이 떠 있고요, 초기 화면에 회의 장면들이 있고, 심지어 지난해 11월이었죠, 국회 탄핵 표결을 앞두고 맞대응하기 위해 개설했던 '이것이 팩트다'도 여전히 떠있는 상황입니다.

청와대가 인용 결정을 예상치 못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반이 지나도록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건, 단순 실수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인데요.

참고로 대통령의 상징이라고 불리죠, 봉황기의 경우 어제 탄핵 인용 결정이 난 이후 내려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금까지도 내려져있다는 얘기고요. 공식 홈페이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는 건데, 법적으로 대통령이 아닌 상태인데 그대로 있다는 게 이해가 좀 안 가고요.

헌재 얘기를 좀 해볼까요. 어제 오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 머리에 '헤어롤'이라고 하나요, 그걸 꽂고 나와서 얘기가 많았죠.

[기자]

네,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바로 이 장면이 이번 탄핵심판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모여서 이정미 권한대행 등을 포함해서 아침식사를 겸한 마지막 평의를 열었고요.

또 10시 반, 그러니까 탄핵 선고 30분 전에 다시 최종평결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탄핵 인용과 기각 두 가지 결정문을 놓고 최종 표결에 들어갔는데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맨 먼저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임용 순서, 늦은 순서대로 이야기를 한 이후에 이정미 권한대행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전원일치 의견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당일 오전에 나왔다는 건데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 때문에 의견을 모았다, 이건 불가능하다는 게 그 과정만 봐도 알 수 있겠고요. 이렇게 해서 이정미 재판관이 결국은 선고를 가다듬어서 낭독을 했다고 봐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선고 요지문 낭독도 이정미 권한대행이 끝까지 끝까지 수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론에 동시에 배포된 이후에도 이정미 권한대행이 읽은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배포되기도 했습니다.

잠깐 보시면 실제로 배포된 것에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많은 번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정미 대행이 읽은 장면에 보시면 '국민들께서도 저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라는 표현이 더 들어가 있습니다. 다시 얘기해서 헌재의 선고가 치열한 과정을 통해서 나온 만큼 공정하다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끝까지 저렇게 수정을 했다는 거고 뭐 이거 결론 때문에 언론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는데, 주문 낭독 때는, 11시 21분 전에는 언론도 전혀 몰랐던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참고로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당시에는 미리 보도자료가 작성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결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조차도 막겠다고 해서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던 건데, 그래서 방청객들의 관심도 컸는데요.

특히 이시윤 전 헌법재판관이 일반 방청석에서 참관을 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부 이성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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