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412150816723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 사용한 숨은 이유 있다"
입력 2017.04.12. 15:08 

신간 '좋은 전쟁이라는 신화'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태평양전쟁은 일본의 기습적인 진주만 공격으로 발발해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공격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는 게 우리가 배운 정사다.

그러나 벨기에계 캐나다 역사학자인 자크 파월은 이를 일면적 진실로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독일과의 전쟁은 피하려고 했지만, 일본과는 전쟁하기를 원했다. 대동아공영권을 내걸고 중국을 비롯한 극동지역을 집어삼키던 일본은 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노리던 미국에 최대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파워엘리트와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일본이 먼저 침략하도록 자극하는 책략을 썼다. 중국을 침략한 일본에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며 석유 등 필요한 전쟁물자를 조달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이는 결국 1941년 12월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으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와 군 최고위층은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해 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았지만 모른 척했다.

자크 파월의 '좋은 전쟁이라는 신화'(오월의봄 펴냄)는 승전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2차 세계대전을 바라보는 주류 역사학의 시각에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에 가한 미국의 원폭 공격에 대해서도 기존 정설을 반박한다. 당시 공격 명령을 내린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의 인명 피해를 줄이고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폭 공격에 일본을 포함한 극동 지역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계산이 깔렸었다는 게 파월의 설명이다. 당시 일본은 패색이 짙었고 항복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20여만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원폭 공격은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소련이 뒤늦게 태평양전쟁에 뛰어들어 일본 점령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려 했다. 또한, 가공할 전략무기를 과시함으로써 전쟁의 성과를 나누는 협상에서 소련을 압박하려는 노림수도 있었다. 미국은 실제로 원자폭탄 덕분에 패전국 일본에 독점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책은 이 밖에도 히틀러와 파시즘에 대한 미국의 호의적인 태도, 독일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전쟁물자를 팔아 막대한 부를 축적한 미국 대기업, 2차 세계대전의 진정한 전환점이 된 모스크바 전투, 또 다른 '과잉살상'으로 지목된 독일 드레스덴 공습 등 2차 세계대전에 관한 주요 쟁점들의 이면을 파헤친다.

파월에 따르면 미국은 1941년 독일의 선전포고로 마지못해 참전하기 직전까지도 나치 독일을 '적'이 아닌 '시장'으로서 바라보며 이해득실을 저울질했다.

미국의 명확한 주적은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공산 혁명세력과 대공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전략의 초점을 소련 견제에 맞췄으며 전쟁을 기업의 이익을 늘리고 자국 경제를 부흥시킬 기회로 삼는 데 몰두했다.

흔히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이 세계의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파시즘 침략자와 맞서 싸운 '좋은 전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는 신화일 뿐이라는 게 파월의 결론이다.

윤태준 옮김. 432쪽. 2만3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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