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95776.html?_fr=mt2
넥슨 대표 조사도 안한 검찰 “대표는 ‘우병우 문건’ 몰랐다”
등록 :2017-05-22 20:57 수정 :2017-05-22 22:26
‘우병우 처가 땅’ 꺼지지 않는 의혹들
검찰 “일본서 대출용 자료일뿐 내부 보고 위한 것 아냐” 해명
‘보고 안했다’는 실무진 진술만 믿고 특혜 매매여부 추가확인 안해
검찰 “우 처가쪽 급전 불필요” 판단, 집사는 “상속세 밀려 부동산 팔아야”
넥슨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로부터 1300억원대에 구입한 서울 강남구 땅에 지어진 건물. 연합뉴스
‘넥슨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 땅이라는 점을 알고 계약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검찰은 “보도 근거가 된 문건이 넥슨 내부 보고용 문건이 아니며, 매매 합의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의 결론은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넥슨 실무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교차 확인 등의 노력 없이 내려진 것이어서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 ‘우병우’ 적힌 문건 넥슨 내부에 보고
서울중앙지검은 22일 기자들에게 해명 문자메시지를 보내 “(한겨레가 보도한 문건은 넥슨이) 일본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매도인 쪽 인적 사항 등 자료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은 넥슨 실무진이 중간 대리인을 통해 부동산중개업소 쪽에 요청하여 작성된 것”이라며 “넥슨 실무진이 부동산중개업소 쪽으로부터 전달받아 일본에서 대출받기 위한 자료로 제출하였을 뿐, 넥슨 쪽 내부 보고를 위하여 사용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한겨레>는 우 전 수석 처가의 서울 역삼동 땅 소유주 관련 인적사항을 정리한 문건이 땅 계약 6개월 전 이메일로 넥슨에 전달됐으며, 이 문건에는 ‘이상달씨 자녀 둘째 이민정, 남편 우병우(서울지검 금융조사2부장)라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넥슨 내부 보고 문건이 아니다’는 검찰 설명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검찰은 넥슨 실무진인 임아무개 팀장이 “서민 대표에게 보고한 적이 없고, 나도 우병우라는 이름에 관심이 없었다”고 진술했다는 점에 근거해 ‘내부 보고 문건이 아니다’라고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거래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였던 서민 대표가 이 문건을 보고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은 서 대표를 상대로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 1300여억원대 대형 거래와 관련한 내용을 몇몇 내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면서 회사 대표에게는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는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살 만하지만, 검찰은 어떤 추가적인 확인 노력도 없이 그대로 용인한 셈이다. 임 팀장은 이 문건을 “(넥슨 일본 법인인)㈜넥슨의 황아무개 또는 박아무개에게 송부했다”는 진술도 검찰에 했는데, 일본 법인에는 보고된 내용을 한국 법인은 몰랐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넥슨 강남 사옥 설립은 결국 일본 법인 반대 등으로 무산된다. 한-일 법인 간에 이런 긴밀한 협의가 오가는 관계에서 대형 거래 정보가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전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 전 수석 존재 인지 뒤 최종 계약
검찰은 이 문건이 넥슨 내부에 보고된 ‘2010년 9월’에 대해서도 “이미 (양쪽의) 매매 의사 합의가 있은 뒤”라며 큰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넥슨이 매입 의향서를 교부한 게 2010년 3월이고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매도의향서를 교부한 게 2010년 8월께”여서 넥슨이 이미 거래하기로 정해진 뒤인 9월에 우 전 수석 처가 땅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2010년 9월에 계약이 확정됐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2011년 3월 최종 계약 때까지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역삼동 땅에는 7평가량 ‘끼인 땅’이 있어서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이 남아 있었고,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가격 문제로 매도를 망설이기도 했다. 여전히 최종 계약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소유자 인적사항’이라는 주요 정보가 넥슨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검찰은 “‘1000억원대 상속세 때문에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급전이 필요했다’는 고발인 주장과 달리, 우 전 수석 처가 쪽에 충분한 돈이 있었다”는 판단을 불기소 결정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 전 수석 처가의 집사 노릇을 해온 이아무개씨가 한 부동산업자에게 “상속세가 수백억원 밀려 있어 부동산을 팔아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이 불기소결정서에 들어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넥슨 대표 조사도 안한 검찰 “대표는 ‘우병우 문건’ 몰랐다”
등록 :2017-05-22 20:57 수정 :2017-05-22 22:26
‘우병우 처가 땅’ 꺼지지 않는 의혹들
검찰 “일본서 대출용 자료일뿐 내부 보고 위한 것 아냐” 해명
‘보고 안했다’는 실무진 진술만 믿고 특혜 매매여부 추가확인 안해
검찰 “우 처가쪽 급전 불필요” 판단, 집사는 “상속세 밀려 부동산 팔아야”
넥슨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로부터 1300억원대에 구입한 서울 강남구 땅에 지어진 건물. 연합뉴스
‘넥슨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 땅이라는 점을 알고 계약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검찰은 “보도 근거가 된 문건이 넥슨 내부 보고용 문건이 아니며, 매매 합의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의 결론은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넥슨 실무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교차 확인 등의 노력 없이 내려진 것이어서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 ‘우병우’ 적힌 문건 넥슨 내부에 보고
서울중앙지검은 22일 기자들에게 해명 문자메시지를 보내 “(한겨레가 보도한 문건은 넥슨이) 일본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매도인 쪽 인적 사항 등 자료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은 넥슨 실무진이 중간 대리인을 통해 부동산중개업소 쪽에 요청하여 작성된 것”이라며 “넥슨 실무진이 부동산중개업소 쪽으로부터 전달받아 일본에서 대출받기 위한 자료로 제출하였을 뿐, 넥슨 쪽 내부 보고를 위하여 사용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한겨레>는 우 전 수석 처가의 서울 역삼동 땅 소유주 관련 인적사항을 정리한 문건이 땅 계약 6개월 전 이메일로 넥슨에 전달됐으며, 이 문건에는 ‘이상달씨 자녀 둘째 이민정, 남편 우병우(서울지검 금융조사2부장)라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넥슨 내부 보고 문건이 아니다’는 검찰 설명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검찰은 넥슨 실무진인 임아무개 팀장이 “서민 대표에게 보고한 적이 없고, 나도 우병우라는 이름에 관심이 없었다”고 진술했다는 점에 근거해 ‘내부 보고 문건이 아니다’라고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거래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였던 서민 대표가 이 문건을 보고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은 서 대표를 상대로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 1300여억원대 대형 거래와 관련한 내용을 몇몇 내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면서 회사 대표에게는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는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살 만하지만, 검찰은 어떤 추가적인 확인 노력도 없이 그대로 용인한 셈이다. 임 팀장은 이 문건을 “(넥슨 일본 법인인)㈜넥슨의 황아무개 또는 박아무개에게 송부했다”는 진술도 검찰에 했는데, 일본 법인에는 보고된 내용을 한국 법인은 몰랐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넥슨 강남 사옥 설립은 결국 일본 법인 반대 등으로 무산된다. 한-일 법인 간에 이런 긴밀한 협의가 오가는 관계에서 대형 거래 정보가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전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 전 수석 존재 인지 뒤 최종 계약
검찰은 이 문건이 넥슨 내부에 보고된 ‘2010년 9월’에 대해서도 “이미 (양쪽의) 매매 의사 합의가 있은 뒤”라며 큰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넥슨이 매입 의향서를 교부한 게 2010년 3월이고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매도의향서를 교부한 게 2010년 8월께”여서 넥슨이 이미 거래하기로 정해진 뒤인 9월에 우 전 수석 처가 땅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2010년 9월에 계약이 확정됐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2011년 3월 최종 계약 때까지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역삼동 땅에는 7평가량 ‘끼인 땅’이 있어서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이 남아 있었고,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가격 문제로 매도를 망설이기도 했다. 여전히 최종 계약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소유자 인적사항’이라는 주요 정보가 넥슨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검찰은 “‘1000억원대 상속세 때문에 우 전 수석 처가 쪽이 급전이 필요했다’는 고발인 주장과 달리, 우 전 수석 처가 쪽에 충분한 돈이 있었다”는 판단을 불기소 결정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 전 수석 처가의 집사 노릇을 해온 이아무개씨가 한 부동산업자에게 “상속세가 수백억원 밀려 있어 부동산을 팔아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이 불기소결정서에 들어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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