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328699
'명박산성' 막았던 자리에 '소통의 컨테이너' 놓다
[현장]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 개관식, 50일 동안 국민 의견 수렴
17.05.25 18:13 l 최종 업데이트 17.05.25 19:25 l 글: 최지용(endofwinter) 사진: 유성호(hoyah35)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을 접수하기 대기하고 있다.ⓒ 유성호
지난 2008년 6월 11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은 세종로 사거리에 멈춰 섰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2층으로 쌓아 올린 '명박산성'이 버티고 있었다. "청와대로 가자", "여기서 멈추자"... 시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밤새 토론을 벌였다. 결국 시민들은 명박산성에 올라 불통의 정부에게 '이것이 MB식 소통인가'라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났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불통의 정부는 결국 촛불로 무너졌다. 9년 전 불통의 정부에 경고를 했던 촛불은 다시 광화문 광장을 채웠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이끌었던 촛불은 이제 '시민혁명'으로 불린다. 그리고 명박산성으로 가로막혔던 광장에는 전혀 다른 의미의 컨테이너 박스가 들어섰다.
광화문에 들어선 '파란 컨테이너 박스'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을 접수하기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유성호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회의는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공원에서 정부의 국정운영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기구 '국민인수위원'의 '광화문 1번가' 개소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50일 동안 국민 누구나 간단한 신청서만 내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책뿐 아니라 각종 제도 개선 및 민원 사항까지 정부에 전달할 수 있다. '광화문 1번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는 총 12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만들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색칠된 컨테이너 박스는 세종공원의 나무들과 어울려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광화문 1번가 입구에는 국민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들의 접수를 받는 '환영센터'와 시민들이 문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직접 선물하는 '대통령의 서제'가 마련돼 있다.
환영센터에서 대기 번호를 받고 문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순서가 되면 국민인수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에 안내에 따라 제안1번지~4번지까지 마련된 공간으로 이동해 '제안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시민들의 제안은 공무원들이 직접 손으로 받아 적어 기록을 남긴다.
이날 개소식 직후 사전에 신청한 19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1번가로 들어섰다. 순식간에 제안 테이블이 만석이 됐고,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시민들이 토해내는 각종 제안과 호소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임대주택 제도 개선'부터 '개고기 없는 나라를 만들어달라', '삼성에 노조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개소식 이후 약 30분 만에 국민인수위원을 신청한 사람은 30명까지 늘었다.
"문제 해결은 이야기 하는 것부터가 시작"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의 정책 제안을 받는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 오프라인 창구가 설치된 25일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 정책자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광화문 1번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만든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라며 "촛불명예혁명을 만들어낸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좋은 정책을 비싼 값으로 사들이기 위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서제'에 놓을 문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4차 산업혁명을 다룬 <미래의 속도>를 내놓았다. 행사 사회를 맡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독일의 숲 전문가 페터 볼레벤의 <나무수업>을 내놓았고, 국민인수위의 대변인 격인 국민소통위원 홍서윤 전 KBS 아나운서는 장애인이 자신이 휠체어를 타고 떠난 여행에 대한 기록인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를 소개했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은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저서 <처음처럼>을 내놓으며 "책에 '함께 맞는 비'라는 구절이 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맞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함께 한다는 의미는 기쁨과 희망, 슬픔과 기대, 모든 과정에서 함께 하는 것이기를 바라면 이 책을 골랐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개소식 이후 직접 사전에 접수한 국민인수위원들 이야기를 '경청'했다. 홍 국민소통위원은 "삼성에서 노조를 만드려다가 해고 당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광화문 1번지는 꼭 어떤 정책만을 수렴하려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이나 민원들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로 50일 동안 접수된 국민 의견은 공무원들이 취합해 백서로 정리될 예정이다. 광화문 1번가가 종료 된 이후에는 각 제안들에 대해 50일 동안 검토 작업을 거쳐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타운홀 미팅이 개최될 예정이다. 세종공원의 광화문 1번가는 매주 월요일 휴무이고 온라인으로는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다.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유성호
'명박산성' 막았던 자리에 '소통의 컨테이너' 놓다
[현장]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 개관식, 50일 동안 국민 의견 수렴
17.05.25 18:13 l 최종 업데이트 17.05.25 19:25 l 글: 최지용(endofwinter) 사진: 유성호(hoyah35)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을 접수하기 대기하고 있다.ⓒ 유성호
지난 2008년 6월 11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은 세종로 사거리에 멈춰 섰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2층으로 쌓아 올린 '명박산성'이 버티고 있었다. "청와대로 가자", "여기서 멈추자"... 시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밤새 토론을 벌였다. 결국 시민들은 명박산성에 올라 불통의 정부에게 '이것이 MB식 소통인가'라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났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불통의 정부는 결국 촛불로 무너졌다. 9년 전 불통의 정부에 경고를 했던 촛불은 다시 광화문 광장을 채웠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이끌었던 촛불은 이제 '시민혁명'으로 불린다. 그리고 명박산성으로 가로막혔던 광장에는 전혀 다른 의미의 컨테이너 박스가 들어섰다.
광화문에 들어선 '파란 컨테이너 박스'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을 접수하기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유성호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회의는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공원에서 정부의 국정운영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기구 '국민인수위원'의 '광화문 1번가' 개소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50일 동안 국민 누구나 간단한 신청서만 내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책뿐 아니라 각종 제도 개선 및 민원 사항까지 정부에 전달할 수 있다. '광화문 1번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는 총 12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만들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색칠된 컨테이너 박스는 세종공원의 나무들과 어울려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광화문 1번가 입구에는 국민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들의 접수를 받는 '환영센터'와 시민들이 문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직접 선물하는 '대통령의 서제'가 마련돼 있다.
환영센터에서 대기 번호를 받고 문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순서가 되면 국민인수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에 안내에 따라 제안1번지~4번지까지 마련된 공간으로 이동해 '제안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시민들의 제안은 공무원들이 직접 손으로 받아 적어 기록을 남긴다.
이날 개소식 직후 사전에 신청한 19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1번가로 들어섰다. 순식간에 제안 테이블이 만석이 됐고,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시민들이 토해내는 각종 제안과 호소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임대주택 제도 개선'부터 '개고기 없는 나라를 만들어달라', '삼성에 노조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개소식 이후 약 30분 만에 국민인수위원을 신청한 사람은 30명까지 늘었다.
"문제 해결은 이야기 하는 것부터가 시작"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의 정책 제안을 받는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 오프라인 창구가 설치된 25일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 정책자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광화문 1번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만든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라며 "촛불명예혁명을 만들어낸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좋은 정책을 비싼 값으로 사들이기 위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서제'에 놓을 문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4차 산업혁명을 다룬 <미래의 속도>를 내놓았다. 행사 사회를 맡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독일의 숲 전문가 페터 볼레벤의 <나무수업>을 내놓았고, 국민인수위의 대변인 격인 국민소통위원 홍서윤 전 KBS 아나운서는 장애인이 자신이 휠체어를 타고 떠난 여행에 대한 기록인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를 소개했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은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저서 <처음처럼>을 내놓으며 "책에 '함께 맞는 비'라는 구절이 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맞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함께 한다는 의미는 기쁨과 희망, 슬픔과 기대, 모든 과정에서 함께 하는 것이기를 바라면 이 책을 골랐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개소식 이후 직접 사전에 접수한 국민인수위원들 이야기를 '경청'했다. 홍 국민소통위원은 "삼성에서 노조를 만드려다가 해고 당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광화문 1번지는 꼭 어떤 정책만을 수렴하려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이나 민원들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로 50일 동안 접수된 국민 의견은 공무원들이 취합해 백서로 정리될 예정이다. 광화문 1번가가 종료 된 이후에는 각 제안들에 대해 50일 동안 검토 작업을 거쳐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타운홀 미팅이 개최될 예정이다. 세종공원의 광화문 1번가는 매주 월요일 휴무이고 온라인으로는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다.
▲ '광화문1번가'에 정책 제안하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1번가’가 개소하자,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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