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29113

수석님 지시사항은 '문재인 끌어내기'
[블랙리스트 18차 공판] 조윤선, 세월호·산케이보도 비난 여론조성 지시했나
17.05.26 19:52 l 최종 업데이트 17.05.26 19:52 l 글: 박소희(sost) 신나리(dorga17) 편집: 최유진(youjin0213)

'단식 중단' 김영오씨 위로하는 문재인 의원 수사권·기소권 보장된 세월호특별법을 요구하며 46일간 단식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8일 단식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김영오씨 단식 중단을 위해 10일째 단식한 문재인 의원이 서울시립동부병원 병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오씨 단식중단에 따라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했다.
▲ '단식 중단' 김영오씨 위로하는 문재인 의원 수사권·기소권 보장된 세월호특별법을 요구하며 46일간 단식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014년 8월 28일 단식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김영오씨 단식 중단을 위해 10일째 단식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시립동부병원 병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오씨 단식중단에 따라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여론 조성에 나선 것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났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지원배제명단) 사건 18차 공판에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정무수석 시절 지시사항이 담긴 자료가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일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의 업무수첩이었다.

2014년 8월 23일 (조윤선) 수석님 지시사항 : 서정기 성균관장 호소문 → 문재인 단식(광화문) 피켓팅 시위 독려 – 문재인 끌어내기, 자살방조(죽음의 정치)

문재인·세월호 비난 여론 만들기 나선 청와대

이즈음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단원고 고 김유민 학생 아버지 김영오씨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 중이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은 8월 19일 김씨를 설득시켜 단식을 중단시키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동조단식에 나섰다. 강 전 행정관 업무수첩에 담긴 '수석님 지시사항'은 문 대통령의 단식이 김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비난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은 이 내용을 두고 "(문재인 의원 단식 반대) 피케팅 시위를 독려하고, 여론을 형성하자는 지시가 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강 전 행정관은 처음에는 "피케팅 시위, 문재인 끌어내기는 수석님이 말한 게 아니라 행정관이 낸 아이디어를 적어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조 전 수석이) 서정기 성균관장 등 어르신들에게 호소문을 받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한 것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그가 조사 때와 다르게 진술한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그렇게 허위로 증언하면 안 된다"며 조서를 제시했다. 강 전 행정관이 "문재인 대표가 세월호 관련 단식농성을 해 정국이 시끄러웠다, 그런데 서정기 성균관장님이 2014년 5월 12일경 6대 종단 대표들과 함께 세월호 사건과 지방선거 관련 호소문을 낸 적이 있었고..."라고 진술한 부분이었다. 

그러자 강 전 행정관은 "여러 가지 여론을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언뜻 들은 것 같다"며 증언을 살짝 바꿨다. 하지만 '문재인 끌어내기' 지시는 끝까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텼다.

강 전 행정관의 업무수첩에는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동원, '관제데모'를 조직했다고 볼 수 있는 기록도 있었다. 2014년 8월 8일자 조 전 수석 지시사항은 '고엽제전우회 대법원 앞에서 집회하도록 할 것'이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을 3일 앞둔 시기였다. 실제로 고엽제전우회는 이 전 의원 항소심 선고 뒤 며칠간 대법원 앞에서 '사법부가 종북세력을 방조했다'며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 전 행정관은 또 다시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조 전 수식이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수석님이 관심 갖고 있는 부분을 기재했는데, '어디 가서 데모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관제데모' 나선 보수단체에 건물 선물했나

보수단체집회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유죄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수단체집회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유죄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보수단체집회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지난 2015년 1월 22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유죄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의 '관제데모' 지시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홍기호

그러나 함께 근무한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에게 '고엽제전우회 지시사항이 있다'는 말을 듣고 기재한 것 아니냐는 특검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또 8월 8일자 지시사항 중 '세월호 특별법 → 수사권, 기소권 부당성 여론 지도층 통해 부각'이란 내용을 오 전 비서관이 혼자 지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관리한 정황은 더 있었다. 강 전 행정관의 2014년 8월 10일자 업무수첩에는 'VIP(대통령) 관심사항 : 대한고엽제전우회 회관 건립 마련 지시'도 쓰여 있었다. 강 전 행정관은 "실수비(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줄임말) 논의내용을 듣고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두고 의혹을 제기한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에 대응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인정했다(관련 기사 : "김기춘 지시에 보수단체 <다이빙벨> 반대서명 발표").

다만 그는 대체로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며 민감한 질문을 피해갔다. 또 "벌써 세월이 3년 넘어버린 것을 정확하게 진술하라고 하니까 솔직히 힘들다"고 했다. 그가 "일주일 전도 기억 못하는데 3년 넘은 일을 자꾸 기억해내라 하니까 제 자신도 답답하다"고 하자 방청객에선 웃음이 터졌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변호인 역시 웃었다. 조 전 수석은 얼굴을 숙이고 머리를 감쌌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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