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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테러 두달만 박희태 전비서 구속…“국조해야”
네티즌 “검, 경찰에 빅엿 먹였네” 부실수사 맹질타
진나리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28 13:53 | 최종 수정시간 11.12.28 13:53      
 
‘10.26 선관위 디도스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 모씨에 대해 범행공모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비서 공 모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는 기존의 경찰 수사발표를 뒤집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은 27일 김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공 씨 등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과 김 씨의 통화기록들을 근거로 김 씨가 이번 사건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김 씨를 공범으로 지목한 셈이다. 김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실시된다. 

김 씨는 그간 “공씨를 말렸을 뿐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왔으나 공격실행자인 IT업체 강 모씨 등에게 1억원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검찰은 이 돈이 범행 착수금 내지는 보수인지의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최구식 의원의 처남인 강 모씨와도 여러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또한, 사건 전날 식사자리에 현직 청와대 행정관 박 모씨가 참석했다는 점도 의구심의 대상이다. 검찰은 윗선 개입 여부를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찰이 지난 9일 발표한 수사결과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경찰은 이날 “공 모씨는 지난 10월 25일 밤 국회의장 의전비서 A씨 등 5명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 소재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고향후배인 강 모씨에게 전화로 선관위 및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고 사실상 공 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공 씨는 범행사실을 계속 부인하다가 증거자료와 정황을 토대로 한 끈질긴 추궁에 범행 사실을 자백하면서 사건 당일 술이 취한 상태에서 나경원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관위 홈페이지가 디도스로 접속이 불가능하면 투표율이 낮아져 나경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자백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에 그쳤다. 이후 ‘디도스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자 급기야 조현오 경찰청장이 1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 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릴 근거가 부족하다”고 수사발표를 뒤집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강희용 “경찰 부실수사, 증거인멸 시간만 벌어준 꼴”

하지만 경찰이 부실수사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검찰이 소환조사한 최 의원의 처남에 대해서도 경찰은 전화조사에 그쳤을 뿐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수사과정에서 경찰과 청와대 간의 ‘조율’이 있었지 않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위터 상에는 “경찰은 이로써 수사권을 확실히 내던졌군”, “경찰과 검찰의 다른 결과. 어디까지 가나 보자”, “고의가 아니라면 무능한 경찰 당장 옷벗겨라”, “디도스공격이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던 경찰에게 빅엿날린 검찰”, “이로서 경찰은 빅엿을 먹게되고”, “경찰은 단독범행이라더니, 요새 조용하네” 등 경찰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이어졌다. 

강희용 민주통합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사건발생 두달이 다돼서야 기소하다니 경찰의 부실수사와 청와대의 개입이 그간 증거인멸의 시간만 벌어준 꼴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검찰을 향해 “경찰과의 수사권조정 국면에서 자기들이 경찰보다 우월하고 그래서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 좋은데 용두사미로 끝내지 말고 뭔가 성과를 내라”고 주문했다. “경찰의 의도적 축소수사와 여기에 영향을 미친 청와대등 몸통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함을 반증하고 있다”고 지적한 네티즌도 있었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디도스 공격, 측근의 온갖 비리에 대해서 몸통은 없다고 단정하고 수사를 하는 것인가”라며 “의장비서 구속하고 최구식 의원 비서 구속 하고, 이상득 의원 보좌관 구속했다. 몸통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할 의지가 없다. 깃털과 끄나풀만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이 전날 최구식 의원에 대한 ‘자진탈당’을 권유한 것에 대해 원 대표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다. 최귁 의원은 그 당의 홍보위원장이 아니냐. 홍보위원장의 관여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국민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사이버테러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있는 백원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의 연루자들은 한나라당 고위당직자의 비서들”이라며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의 내용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심지어 한나라당 내부에서 민주당으로 여러 가지 제보가 넘어오고 있다”며 “한나라당에서 검찰 수사 국민검증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해 국민에게 사실을 밝히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황영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도 (디도스 사건에) 연루됐는데 박 의장에게도 뭔가를 요구하실거냐”는 청취자 질문에 “비대위가 계속 회의를 하면서 강도 높은 아마 논의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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