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물가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2011-12-30 오후 2:40:27 게재
4%대 고공행진 … 정부·한은 물가관리 실패
내년에는 더 힘든 '실업고통'까지 겹칠 전망
올해 서민들은 높은 물가고통에 줄곧 시달려왔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시기를 놓쳤고 정부의 미시관리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 결국 물가관리에 실패했다. 내년엔 물가뿐만 아니라 실업고통까지 기다리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1년 연간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올해 물가는 4.0% 올랐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물가관리목표(3±1%)의 상한선을 간신히 지킨 것이다. 그러나 개편하기 전의 물가지수로 따지면 4.4%로 사실상 목표관리에 실패한 셈이다.
개편 전 지수로 보면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선 달이 지난 10월(3.9%)을 뺀 11개월이나 됐다.
서민들의 밥상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체감물가'를 부추겼다. 고춧가루 쌀 돼지고기 갈치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휘발유 경유 등 기름값도 서민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었다. 전세 월세값도 큰 폭으로 상승해 물가고통을 가중시켰다.
도시가스 시내버스 등 공공서비스요금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식비 공업제품 가격 상승폭도 적지 않았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아온 '개편후 지수'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2월에만 4.2% 상승하면서 연간 4.0%를 기록했다.
물가상승압력이 경제 전반에 퍼져있다. 농축수산물은 12월에 5.8% 올랐고 가공식품과 석유류는 전년동월 대비 8.6%, 11.0% 상승, 공업제품 가격을 5.3% 끌어올렸다. 전기 수도 가스물가도 7.6% 뛰었다.
밥상물가인 신선식품 물가가 12월에 전년동월 대비 3.6% 떨어졌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6.3%나 상승했다. 생선 조개 등 해산물 가격이 8.8% 뛰었고 과일도 14.3% 상승했다.
내년에도 문제다.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7월 이후 4%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파 등 이상기후와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주요 전망기관들은 내년 상반기 3.5%의 물가상승률을 예상했다. 체감물가는 더 심각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3.9%에 달하기 때문에 내년에 3.5%만 올라도 서민들의 체감물가 수준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물가상승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가 내년 하반기에 3.5%까지 올라 소비자물가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실업문제까지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서민들의 체감고통지수는 급등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농축산물 가격상승과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상승이 12월 물가상승의 주요인"이라며 "내년 1월은 의료수가 인상, 설 명절 농축수산물 수요 증가 등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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