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NATO, 유사시 미국 전술핵 사용권한 있나?
오대영 입력 2017.09.11 22:26 수정 2017.09.11 22:27
[앵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전술핵,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에 철수했지만 유럽의 나토 동맹국 중 일부엔 여전히 배치돼 있습니다. 지금 전술핵 재도입을 외치는 일각에선 '나토식'으로 하자고 요구를 합니다. 나토 동맹국은 유사시에 미국의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함께 나옵니다. 팩트체크는 오늘(11일) 이 주장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이라면 한국이 전술핵을 도입할 경우, 우리 역시 사용권한을 가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대영 기자! 이런 주장이 사실입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니다.
우선 미국 전술핵이 유럽에 배치된 현황을 보겠습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입니다.
B-61이라는 핵폭탄인데, 나라마다 적게는 10기 이상, 많게는 70기 이상입니다. 총 200기 안팎이 도입된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이들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회원국입니다.
일각에서는 유사시에 이들 나라에 전술핵 의 사용 권한이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오 고 있는 거죠.
[앵커]
그래서 이제 우리도 나토식으로 도입을 하면 미국하고 핵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거겠죠.
[기자]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핵무기의 사용 권한은 미국. 미국 중에서도 미국의 대통령의 독점적인 고유 권한입니다.
1946년에 만들어져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미국의 원자력법을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고 실제 미국의 모든 핵무기에는 'PAL'이라는 장비가 부착이 돼있는데요.
워싱턴에서 보내는 발사코드를 입력을 해서 인식을 하게 되면 그렇다면 핵무기가 활성되는 그런 기능이 설정이 돼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발사 버튼'을 쥐고 있다는 건데 그러면 우리가 전술핵을 다시 들여온다고 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미국 대통령의 권한인 거죠.
[앵커]
그런데 왜 그러니까 미국 혼자만의 권한인데 왜 나토에서는 핵 공유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겁니까?
[기자]
나토 회원국이 29개 나라인데 프랑스를 제외하고 28개 회원국에서는 이걸 미국과 함께 논의하는 논의의 틀이 마련돼 있고 정부와 정책 방향을 의논을 하기 때문입니다.
1966년 나토는 '핵계획그룹' NPG라는 회의체를 만들었는데, 명목상으로는 여기에서 핵 정책을 조율하고, 만장일치가 돼야 결정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또 회원국이 미국의 전략핵을 부착하고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핵 정책에 대해서 조율하고 정보도 나눌 수 있는 거면 핵 공유라고 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이 구조로만 보면 그런데 구조와 달리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오랜 기간 나토 회원국들은 구체적인 핵 전략과 전시작전을 만드는 과정을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차두현/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나토 회원국이) 자기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있어요.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한다. 그런데 그 작전 계획들은 결정권 자체를 거기에 못박아 놓은 건 아니에요. '반대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도 아니고요.]
이 문서는 나토의 한 분과에서 올해 2월에 낸 보고서입니다. "나토가 핵 책임을 공유하는 방법은 정의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리고 "총괄적 핵무기 통제는 미국법에 따른 것으로 1946년 이래 변하지 않았다"고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에는 나토 회원국들이 협의에 참여를 할 수 있지만, 결정 권한까지 부여한 시스템은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이 논의 자체는 전술핵의 세부 전략을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전략을 짜는 건 미국이라고 말합니다.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이 지휘를 특히 하고 있는데요. 이 사령관의 국적이 어디냐. 고정적으로 미국입니다.
나토 창설 이후에 미국이 다른 나라에 사령관 자리를 양보한 전례가 없습니다.
결국 논의기구는 갖추고 있지만 나토에서도 전술핵의 배치와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당사국이 아닌 미국에게 있습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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