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손석희 입력 2017.09.25 21:49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가을에는 유독 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많아집니다.
얼마 전 한국사진기자협회 이달의 보도사진 최우수상을 받은 동아일보의 사진 역시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발견했음직한 풍경이 담겨 있었지요.
만약 세상이 성경 속 태곳적 풍경처럼 하나의 빛깔로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얼마나 암울할 것인가….
각각의 색깔이 함께 있어서 더 아름다운 무지개는, 그래서 늘 사람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대법원이 만들어지기까지 논란은 뜨거웠습니다. 해묵은 사상검증이 있었고, 입에 올리지도 않은 동성애 논란마저 불거졌으니까요.
"왜 소수자를 보호하느냐" 반대했던 사람들은 그가 주류가 아닌 비주류였다는 사실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법조기자를 지낸 JTBC의 권석천 기자는 대법원을 이야기한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실을 지배하는 다수의견, 미래를 예고하는 소수의견"
대법원은 '선배들 힘들게 하는 판결 자제하라'는 훈시 대신 선배들 힘들게 하는 판결을 하라고 말해야 하는 곳이며, 활발한 토론을 불러오는 소수의견이야말로 판례를 변화시켰고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사실…
대법원의 하늘 위에 왜 무지개가 필요한 것인가를, 권석천 기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곳, 색깔의 전쟁이 진행 중인 곳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화이트리스트가 논란이 된 문화계입니다.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는 당혹해 했고 억울해하는 이도 있었으며, 성급한 일부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부역자'라 손가락질했습니다.
블랙으로 덧칠해진 사람도, 화이트라 칭해진 사람도 모두가 상처를 입게 된 폭력적인 흑백의 구분 앞에서 각자가 지녀야 할 그 고유한 색채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하늘의 풍경을 담아낸 사진을 다시 꺼내봅니다. 그림처럼 걸린 무지개 한가운데로 비행기 한 대가 날아가고 있군요.
아마도 비행기가 향하고 있는 곳은 흑과 백의 단순한 논리가 아닌, 너와 나 모두가 다양한 색으로 함께하는 공존의 세상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기자는 사진 곁에 이런 글을 덧붙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겁니다"
오늘(25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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