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허공으로..10발 중 3발 불량탄인데 보상 '막막'
김흥수 기자 입력 2017.10.11 21:25 수정 2017.10.11 21:25
<앵커>
우리 해군 구축함에서 운용하고 있는 SM-2 대공 미사일입니다. 미국 업체가 만든 건데 주로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방어 무기입니다. 1발에 20억 원 넘게 주고 미국에서 400발 넘게 들여왔는데, 막상 쏴봤더니 10발 가운데 3발꼴로 오작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그런 건지 김흥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우리 해군 이지스함에서 SM-2 미사일 2발이 동시에 발사됩니다.
이날 3발의 발사 버튼을 눌렀지만 한 발은 결함으로 발사 자체가 안됐습니다.
지난 2004년 SM-2 첫 도입 이후 우리 해군이 실사격한 건 모두 25발인데, 이 가운데 7발이 비행 중 폭발하거나 방향 제어가 안 되는 등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40억 원을 허공으로 날린 겁니다.
도입된 전체 400여 발 가운데 얼마나 더 불량탄이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상황.
정부는 미국 측에 하자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계약 관련 표준약관을 근거로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SM-2 같은 주요 무기는 미국 정부가 업체를 대신해 직접 계약 당사자로 나서는 이른바 FMS 방식을 따르는데, 약관에는 불량품 등에 대한 미 정부의 책임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분쟁 발생 시 국제재판소에 제소할 수 없다고까지 명시하고 있습니다.
[김종대/정의당 의원 (국회 국방위) : 정부 대 정부 구매 방식으로 구매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어떤 하자에 대한 이의제기나 보상도 받을 수 없는 불평등한 구매체제입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구매한 미국산 무기는 모두 36조 원어치로 미국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 됐습니다.
정부는 구매력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여보고 있지만 살 나라만 사 가라는 미국의 태도에 불합리한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우기정)
김흥수 기자domd53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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