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011213504956?s=tv_news#none

[단독] 말로만 "엄정 수사"..軍 댓글 고발자 색출 '불법사찰'
김종원 기자 입력 2017.10.11 21:35 

<앵커>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이 문제가 되자 군이 2013년 정식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엄정 수사하겠다는 공언과는 달리 내부고발자를 찾으려고 군 간부를 불법 사찰한 사실이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국방위 국감 (2013년 11월) : 군이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느냐, 이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철저히 수사해라, 다 밝혀라. (이런 지시를 내리게 된 것입니다.)]

국방부 장관이 엄정 수사를 약속하던 무렵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작성된 비공식 문건입니다.

22쪽 분량의 이 문건에는 대선 전인 2012년 10월부터 수사가 한창이던 이듬해 11월까지 김기현 당시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불법 사찰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군의 정치 댓글 공작을 비판했던 김기현 씨의 언행이 주 감시 대상이었는데 부하 직원과 대화는 물론 전화 통화하는 것도 몰래 감시했고, 대화할 때의 표정, 심지어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먹었는데도 불만을 언급하지 않고 조심했다"며 태도까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찰 결과를 4년 지나 확인하게 된 김기현 씨.

[김기현/前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 : 내가 이것을 읽어보고 진짜 눈물이 나옵니다, 눈물이 나와. 내가 이 사람들하고 왜 같이 밥을 먹고, 같이 회의를 했을까.]

그런데 이 불법 사찰 결과는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공식 브리핑 됐습니다. 김기현 씨가 상관 모욕죄로 고소 고발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불법 사찰 문건 내용을 그대로 읽다시피 했습니다.

[김민석/당시 국방부 대변인 (2013년 12월 정례 브리핑) :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종북 세력과의 전쟁을 운운하는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 "단장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마라."]

사찰 결과가 군 윗선으로 전달돼 공유됐던 겁니다.

[김기현/前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 : 청와대랑 국정원도 (이 불법 사찰에) 뛰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내가 양심선언을 할까 봐. 내가 만약 (군의 댓글 공작에 관해) 양심선언 해버리면 정권의 정통성이 희박해져 버리지.]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무리하게 이렇게 사찰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드러날까 봐 노심초사했다.]

검찰은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의 자택을 오늘(11일) 압수수색하고 청사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불법 사찰을 누가 지시했고 군 수뇌부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도 규명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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