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간담회·차량 구입까지..'정치후원금' 내역서 보니 - JTBC

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226222020323?s=tv_news

묻지마 간담회·차량 구입까지..'정치후원금' 내역서 보니

박병현 입력 2017.12.26 22:20 

[앵커]

요즘 얼굴 한 번 못 본 국회의원들이 보낸 문자 받으시는 분 적지 않으실 겁니다. 정치 후원금 좀 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입니다. 몇몇 의원들은 읍소형 동영상까지 제작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국민들에게서 받은 돈을 국회의원들은 그렇다면 어디에 쓰는 것일까…. 국회의원 300명이 지난해 모금한 후원금 535억 원의 사용 내역을 JTBC 취재팀이 입수해 확인해봤습니다. 1만2700여 페이지의 회계 항목을 분석한 결과, 고급 음식점에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어치 식사를 하고서 지출 내역에는 간담회라고만 써놓는가 하면 정치활동에만 쓰라는 정치자금법의 모호한 규정을 이용해서 재판 비용까지 후원금을 쓰고 있었습니다.

먼저, 박병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강이 보이는 곳에 위치한 서울 여의도의 한 고급 일식집입니다.

예약자 수에 맞춰 이렇게 조용한 방에서 식사가 가능해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1인당 코스요리 가격은 최대 18만 원에 이릅니다.

자유한국당 윤상현, 장제원 의원 등의 후원금 내역서에 여러번 등장합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7월, 이곳에서 한끼 식사로만 144만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누구와 어떤 명목으로 온 것인지가 없다는 겁니다.

윤상현 의원이 '간담회' 비용으로 썼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후원금 내역입니다. 

고급 일식집, 유명 호텔, 한정식집 등 고가의 식당이 줄을 잇는데 지난해 총선 이후, 7개월간 '간담회' 명목으로 쓴 돈만 1500여만 원에 이릅니다.   정치인이 간담회 식사 비용을 정치후원금으로 내려면 그 간담회가 정당한 '정치활동'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참석 대상자, 행사 내용, 영수증 등을 증빙자료로 제출해야 하는 게 규정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선관위에 관련 자료를 낸 것으로 안다"고만 했습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식대' 명목으로만 적고 108만 원을 썼습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정책개발간담회 목적으로 여의도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한 끼로 166만 원을 냈고 심재철 국회부의장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찬비 명목으로 78만 원을 썼습니다.

모두 '묻지마 간담회'입니다.

의원들의 '꼼수 사용'이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차량 구입비'입니다.

의원들은 주로 차량을 리스하고 '리스비'를 후원금으로 내는데 일부의 경우 후원금으로 아예 차를 사는 겁니다.

정치활동을 위한 차량 이용이 아니라 국민 돈으로 개인 차량을 구입한게 되는 겁니다.

이 경우 다음 총선에서 낙선하면 중고차 값만 내고 차를 인수할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유권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