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동영상 : 나는 하수다 2회 https://www.youtube.com/watch?v=joybC9OmV0c

박그네까지? <나는하수다> 통쾌한 패러디의 묘미
[TV리뷰] MBC 예능국장 앞에서도 결코 쫄지 않는 4명의 남자들
12.01.07 11:28ㅣ최종 업데이트 12.01.07 11:29ㅣ권진경(jikyo85)

▲ <나는꼼수다> 패러디로 시작부터 화제를 모은 <웃고 또 웃고-나는 하수다> ⓒ MBC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봉도사' 정봉주는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1년간 갇혀 있게 되었다. 반면 MBC 개그 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나는 하수다> (이하 <나는 하수다>)의 김봉투(고명환 분)는 1년간 웃기는 것을 금지당한 채 버젓이 출연했다. 원래 안 웃기기 때문에 상관없단다. 

그런데 <나는 하수다> 생각 외로 웃기다. 원조인 <나꼼수>가 극찬할 정도로 기대이상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웃고 또 웃고>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나도 가수다>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이다. 이 정도면 주야장천 개그맨의 안위만 걱정하는 MBC 예능국장이 모르고 넘어갈 리 없다.
 
MBC 예능국장 향한 '일침'...박근혜 패러디 '박그네'까지 등장
 
직접적으로 정치와 사회를 거론하면서 극렬하게 일침을 가하지는 않았다. 다만 MBC 개그맨의 현주소를 폭로하면서 "시청률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예능국장의 이중성을 드러냈다. <나는 하수다> 신총수(신동수 분)와 3명의 입술에 따르면 예능국장은 MBC 개그맨의 실업 문제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문자를 보냈단다. 

<나는 하수다> 출연자들은 "꼭두새벽으로 방송 시간을 옮긴 국장 때문에 잠이 안 온다"고 비꼬았다. "말 잘 들으면 출연료를 올려 주겠다" "시청률이 올라가면 <무한도전>과 시간대를 바꿔주겠다"는 김농민(유상엽 분)의 국장 패러디에 화면이 바뀌며 "안 돼요. 거짓말" "국장님은 그럴 분이 아니죠" 등 로고송까지 흘러나왔다. 말로만 개그맨들을 걱정하고 위하는 국장의 참모습을 여과 없이 비웃은 것이다.

▲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를 지닌 박PD가 등장한 <웃고 또 웃고-나는 하수다>의 한 장면 ⓒ MBC

백미는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를 뽐내는 박그네 PD(정성호 분)의 등장이었다. 모두의 환호를 받고 등장한 박 PD는 곧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오직 얼짱만을 좋아한단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패러디한 박그네는 앞에서 버젓이 허위 사실이 유포됐지만, 특유의 환한 미소만 머금은 채 해명 한마디 없이 퇴장했다. 
 
<나꼼수>와 차별화 성공한 <나는 하수다>..."쫄지마"
 
<나는 하수다>는 등장인물부터 포맷까지 <나꼼수>를 등에 업고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한계를 드러낸다. 원조 <나꼼수>가 그랬듯 <나는 하수다> 또한 철저히 마이너 성향을 가지고 있다. "구성원 4명을 합쳐도 당대 최고 인기 개그맨 최효종의 인기를 넘지 못한다"고 자폭할 정도. 한 번도 주류인 적 없었고, 나름 주류의 문턱에까지 갔었다고는 하나 국장의 문자도 받지 못하는 김봉투는 노조위원을 하다가 개그 생명까지 위협받을 지경까지 이르렀단다.
 
그러나 이들은 MBC 개그맨이 처한 상황과 2012년 정국을 교묘히 연결시키면서 <나꼼수>와 차별화를 꾀하는데 성공하였다. 오로지 MBC만 생각하고, MBC만 찬양했을 뿐이다. 정통 시사개그를 추구하기보다 개그맨의 애환을 담는데 주력했다. 이들의 자폭 개그는 신나게 웃으면서도 우리의 현실을 곱씹어볼 수 있는 '패러디의 진수'다. 
 
MBC 개그맨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서 국장과의 대결에도 결코 쫄지 않겠다는 <나는 하수다>.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총알(?)을 다 받아내야 하는 <나는 하수다>의 어깨가 참으로 무거워 보인다. 부디 지금처럼 쫄지 말고 왁자지껄하면서도 통쾌한 시사 패러디를 선보이며 그동안 움츠리기만 했던 MBC 개그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으면 좋겠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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