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323082145566#none


[MB 구속]"MB 구치소 가는 길 배웅"..구속 순간까지 함께한 시민들

입력 2018.03.23. 08:21 


-1년 만에 다시 전직 대통령 구속, 자택 앞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

-민간인 사찰 피해자, 촛불집회 참가자들 모여 구속 순간 지켜봐

-구치소까지 동행하며 이 전 대통령 구속 순간 끝까지 함께해


[헤럴드경제=유오상ㆍ정경수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되는 순간까지 곁을 지킨 시민들은 지지자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논현동 자택 앞을 지키며 구속을 촉구하는 릴레이 집회를 벌여온 시민들은 구속 순간까지 자택 앞을 끝까지 지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축하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된 지난 22일 오후 11시5분께, 이명박근혜 심판 범국민행동본부와 쥐잡이특공대 등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해온 시민단체 소속 회원 20여명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떡 상자와 꽃바구니를 내려놨다. 이들은 구속 소식을 듣고 자택 앞으로 모인 시민들에게 떡을 나눠주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를 자축했다. 지지자들이 몰리며 혼란을 빚었던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논현동 자택 앞에서 구속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축하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논현동 자택 앞에서 구속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축하하고 있다.


구속 결정이 가까워지자 자택 앞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말하며 그동안의 고생담을 나눴다. 지난해 10월부터 자택 앞 집회에 참여했다는 조대철(41) 씨는 지난 이명박 정권 당시 민간인 사찰 피해자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 씨는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낙선 운동에 참여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4년에 친구가 서울시 재개발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가 용역 직원에게 폭행을 당해 결국 숨졌기 때문이다.


낙선 운동을 시작한 직후, 조 씨는 멀쩡히 다니던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됐다. 회사로부터 어떤 사유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10년이 지난 지난해 9월,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보여준 국정원 문건을 통해 자신이 민간인 사찰 피해자였고, 그 때문에 회사에서 해고당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조 씨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심사가 진행되는 내내 자택 앞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구속돼 구치소에 가는 순간까지 지켜볼 예정”이라며 “14년 만에 구속되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됐지만, 이미 무너진 피해자들의 삶을 생각하면 기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지난 2016년 촛불집회 때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해온 김모(63ㆍ여) 씨 역시 이날 밤늦게까지 자택 앞을 지켰다. 김 씨는 “딸아이에게 좋은 나라를 남겨주고 싶은 마음에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이 전 대통령의 만행을 알게 돼 자택 앞 집회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구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속이 결정된 22일 밤에도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가 계속됐다.

구속이 결정된 22일 밤에도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자택 앞에는 시민단체 소속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일반 시민들도 많았다. 대학생 최창성(19) 씨도 오후 7시께부터 자택 앞을 지키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직접 확인했다. 최 씨는 “막상 구속되니 기쁘기도 하지만, 아직 조마조마한 심정도 든다”며 “사법부가 힘 있는 자의 편이 아닌 국민의 편이 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12시 2분. 검찰의 호송차량에 탑승한 이 전 대통령이 자택 앞 골목을 빠져나오자 축제를 벌였던 시민단체 회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전 대통령이 향하는 서울동부구치소까지 따라가기 위해서다. 일부 회원들은 먼저 구치소 앞에 자리를 잡고 정문에 들어서는 차량을 향해 계란과 꽃을 던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가 구치소 안으로 사라지자 구치소 앞에 다시 모여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한 번 더 자축했다.


이날 구속 현장을 끝까지 함께한 백은종 이명박근혜 심판 범국민행동본부 대표는 “구치소에 가는 순간까지 두 눈으로 지켜봤다”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이 끝이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혐의가 모두 밝혀지도록 철저한 조사를 계속 촉구하겠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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