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 농민 10만명 올 농사 망치나
[한겨레] 구대선 기자  등록 : 20120111 08:56
   
4대강 지연탓 준설농지 임대 3~6월까지 일방 연장
농민 “못자리 못낼판”…농어촌공사 “지장없게 할것”
“올해 농사를 어찌 지으라는 말입니까?”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논 5000여㎡에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호(36)씨는 지난 연말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에서 보낸 서류를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바닥에서 파낸 준설토를 쌓아 두는 용도로 2010년 1월 논을 빌려줬다.

2년 동안 농사를 짓지 못한 대가로 1760만원을 받았으며, 연말로 임대 계약기간이 끝났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4월 말까지 논을 더 사용하겠다고 통보를 해 온 것이다. 김씨는 “4월 초순이면 못자리를 내고 올해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데 큰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4대강 사업이 늦어지면서 김씨처럼 논을 돌려받지 못해 올 농사를 걱정해야 할 형편에 놓인 농민들이 대구·경북에서만 10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는 10일 “낙동강 정비 사업이 늦어져 애초 지난 연말 임대 계약기간이 끝난 낙동강변 농지의 사용기간을 3~6월까지 연장한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의 전체 임대 농지 65개 지구 3900만㎡ 가운데 10개 지구 900만여㎡는 사업이 끝나 땅주인에게 돌려줬지만, 3000만여㎡는 제때 돌려주지 못해 기한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은 경북 9만여명, 대구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어촌공사는 애초 지난해 9~10월 빌린 논에 준설토를 2~4m 쌓고, 그 위에 30~50㎝ 흙을 덮어 농지로 만들 계획이었다. 이어 용수로와 배수로를 내고, 농기계가 다닐 수 있도록 농로를 포장해 측량과 등기까지 모두 끝낸 뒤 늦어도 지난 연말까지 땅주인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준설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현재 낙동강변 구미 지역의 농지는 준설토 위에 흙을 덮은 뒤 땅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쪽은 “경북을 지역별로 나눠 보면 안동 등 낙동강 상류 쪽에서는 진척이 늦어 이제 막 땅 고르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고령과 성주 등 낙동강 중류 쪽은 진도가 빨라 땅 고르기를 끝내고 논에 용수로와 배수로를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김진호 농경지정비팀장은 “서두르면 3개월여 만에 개인별 등기까지 마칠 수 있다”며 “아무리 늦어도 못자리를 내는 4월 초순까지는 모든 작업을 끝내고 농민들에게 논을 돌려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경지 사용 기한 연장을 승인해 준 경북도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농사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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