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418140001876


[단독] 대한항공 전직 임원들이 전하는 코드명 'Mrs. Y' 이명희 여사의 전횡

김희래,이희수 입력 2018.04.18. 14:00 수정 2018.04.18. 14:09 


"임원 정강이 차고 인사·경영에 수시 개입"

"해외에서 입맛 떨어진 이 여사에게 김밥 잽싸게 사다준 직원은 이후 승승장구"

대한항공 OB들 "공사 구분 못하는 오너가 경영간섭 근절돼야"


한진그룹

한진그룹


"문제는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오너가의 행태가 일상화 돼 있다는 점이에요. 그 중심에는 미세스와이(이명희 여사)가 있고요"


18일 오전 매일경제와 만난 전직 대한항공 임원 A씨는 갑질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대한항공 오너가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물 싸대기 갑질'로 도마에 오른 것을 두고 조 전무의 모친인 '미세스와이(이명희 여사)'의 행실을 어렸을 적부터 학습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미세스와이(Mrs.Y)'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여사를 이를 때 쓰는 코드명이다. 한진그룹내 조양호 회장의 코드명인 'DDY'에서 Y를 따고 그 앞에 여사를 뜻하는 '미세스(Mrs)'를 붙여 만들어졌다.


A씨에 따르면 이 여사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부터 사적인 용무 해결에 회사 직원들을 동원하는 것으로 그룹내에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집안 일 해결을 위해 50~60대 회사 임원들을 주말에 수시로 호출하는가 하면, 2005년께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가야한다며 그룹내 여행담당팀에 '일본 건축가를 테마로 한 맞춤형 여행코스'를 개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폭언과 막발은 다반사였다고 전했다. 또 A씨는 "각자의 공식 업무가 따로 있음에도 회장 부인의 비서로 전락한 동료 중에는 자괴감을 이기지 못하고 사표를 쓴 사람도 여럿있다"고 증언했다.


전직 한진그룹 임원 B씨는 이 여사의 경영간섭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B씨는 "이 여사가 여객기, 호텔, 리조트, 목장, 민속촌 등 한진그룹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같이 화를 낼 때가 많았다" 며 "한번은 호텔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이 여사가 호텔담당 동료 임원의 정강이를 찼다는 말도 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임원은 "대화 도중 여사님이 갑자기 발을 들어 올렸고 그 발이 내 다리에 닿은 것뿐이지 맞은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해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동료들은 없었다고 한다. B씨는 이 여사가 그룹내 공식직책과 그에 따른 권한이 없는데도 호텔 인테리어, 객실 서비스, 기내식의 맛 등 경영 일선에 수시로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매경DB]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매경DB]


이 여사가 사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다른 전직 대한항공 임원 C씨는 "미세스와이와 친분이 있는 임원의 경우 유독 휴가를 자주 갔다든가 미세스와이의 해외 의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사람은 그룹내 요직에 발령난다든가 하는 일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C씨는 과거 대한항공에서 있었다는 한 일화를 소개했다. 동남아 지역 여행 도중 입맛이 떨어진 이 여사가 함께 있던 대한항공 직원 D씨에게 "김밥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를 신속하게 이행한 D씨는 이 여사의 마음에 들어 이후 줄곧 회사내 요직으로 발령나며 승승장구했다는 에피소드다. D씨는 지금도 현직에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파문이 모친인 이명희 여사에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쏟아지는 각종 제보들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내용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소 20년 이상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직 임원들은 "임원으로 재직했거나 해외지점에서 근무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인터뷰에 응한 전직 임원들은 대한항공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선대 조중훈 회장은 회장 가족식사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비서를 꾸중할 정도로 공과 사 구분이 엄격한 분이었다"며 "최근 한진그룹 오너가의 갑질 논란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가 사람들이 회사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대한항공은 누구의 사유물이 아니라 고객, 직원들, 주주의 것이라는 인식전환이 대한항공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급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희래 기자 / 이희수 기자]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