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425224701587?s=tv_news#none
[인터뷰] "현 노조는 어용노조..갑질 대응할 새 패러다임 필요하다 생각"
손석희 입력 2018.04.25 22:46 수정 2018.04.25 23:33
대한항공 '익명제보 단톡방' 개설자 인터뷰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1부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한 분을 직접 연결하겠습니다. 조현민 대한한공 전무의 물병에서 시작된 갑질 파문이 일가의 횡령, 밀수 등 다른 범법행위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조 회장 측에서 볼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어쩌면 내부로부터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폭로가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부당한 일을 직접 겪거나 옆에서 목격하고도 침묵하고 있었던 직원들이 너도나도 입을 열기 시작했고, 특히 그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현직 직원이 만든 익명의 단체 채팅방이라는 소식을 앞서 1부에서 전해드렸는데요. 바로 이런 공간을 만든 당사자가 뉴스룸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현직 대한항공 직원인데, 역시 음성을 변조하고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음성 조금 변조했습니다. 그런데 대한항공 직원들한테는 그야말로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이런 공간을 만든 이유, 충분히 예상은 됩니다마는 직접 듣고 싶네요.
['익명 제보방' 개설자 :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현민의 대한항공 본사 녹취파일을 최초 공개한 직원분 혼자 이 싸움에 놓아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은 현재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이 돼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전면 파업은 현재 불법이며 파업을 하더라도 필수 인원을 제외한 일부 인원만 파업이 가능하기에 사실상 실효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거기에서 현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사측이 장악한 어용노조입니다. 따라서 회사 직원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 없는 상태고요. 그렇다 보니 직원들 입장에서 봤을 때 권리를 주장하고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단톡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익명채팅방 하나에 1000명이 입장이 가능한데요. 현재 두 번째 방까지 만들어 대략 1600명이 활동하고 있고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대한항공 전체 직원이 약 2만 명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좀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3개 노조가 있지만 이거 다 어용이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은 저희가 지난번에 노조에 속한 한 분도 연결해서 얘기를 듣기는 들었는데 지금 말씀하신 분에 따르면 그 3개 노조가 제대로 된 역할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고 계신다는 거죠?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맞습니다. 현재 1개 노조에서는 노조의 위원장 탄핵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3개 노조에서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단 같은 대한항공 내에 계신 분들의 그런 생각이 분명히 있다는 것은 저희들이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조 회장 일가의 거의 뭐랄까요. 난동 수준에 가까운 폭언, 폭행 사례 이 출처들이 대부분 직접 만드신 단체 채팅방에서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맞죠?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맞습니다.]
[앵커]
그 뒤로 어느 정도의 얘기가 모여 있습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최근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동영상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카카오톡은 서버에 기록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어서 직원들에게 보안이 유지되는 민감한 메신저로 제보도 받았습니다. 그중에 그런 공분을 사는 영상이 있었던 거고요. 기자분들과 방송사 작가분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우선 올렸고 언론에 보도가 된 겁니다. 그리고 사실상 직원들이 밝혀준 이명희 씨의 아주 극히 일부분의 갑질 사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극히 일부분의 갑질 사례다. 저희가 아까 1부에서 잠깐 또 전해 드린 내용 중에 제가 그 어떤 내용보다도 비인권적인, 반인권적이다라고 이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임신하신 직원, 임신 6개월 정도로 누가 봐도 임신 상태라는 것을 알 만 한 분 그리고 복장도 임신복을 입고 있던 분이 거의 30분 동안 소나기를 맞으면서 수행을 했어야 했다, 우산을 못 쓰게 했다라는 그런 제보가 있었는데 그것도 여기에 다 올라온 내용들이죠?
['익명 제보방' 개설자 : 그 부분은 저희가 한 게 아니고요.]
[앵커]
그런가요?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다른 쪽에서 나온 제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극히 일부라고 말씀하셨는데 1600분이 이렇게 모이셔서 어떤 얘기들이 대표적으로 또 다른 얘기가 또 있습니까? 어떤 게 있습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오늘 추가로 제보가 된 건데요. 앞서 뉴스에도 나왔듯이 대한항공 회장 비서실이 직접 이명희 씨를 관리했다는 겁니다. 비서실 명의의 이메일로 해외지점에서 메일을 보낸 거죠. 특정 상품을 구매해서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입니다. 각별히 보안에도 신경 쓰고 지점장이 직접 챙기라는 지시도 명시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구매 방법이 안 나오기는 했지만 현지 지점 돈으로 구매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고요. 그렇다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횡령이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것을 철저하게 보안을 지키라고 얘기를 했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것의 불법성을 사측에서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 얘기가 되잖아요.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맞습니다.]
[앵커]
대한항공 회장 비서실에서 해외지점에 이명희 씨의 개인 물품을 구입해서 보내라고 한 이메일. 그 이외에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지금 내용이 제보가 워낙 많이 들어와서 저도 제보를 받고서도 바로바로 지금 정리가 안 된 상태이고 잊어버렸기 때문에 현재 지금 딱히 제가 말씀드릴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말씀해 주셔도 되는데 오늘이 아니라도. 다만 이렇게 굉장히 많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런 이메일 문제건 아니면 또 다른 사례건 그런 것들이 제보를 걸러낼 수 있는 그런 어떤 과정이 있습니까? 다시 말하면 이렇게 제보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 사실 그대로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그건 어떻게 확인 절차가 있습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큽니다. 종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감당할 수 없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정했는데요. 일명 카더라라는 하는 정황 제보는 거르고요. 구체적인 물증 그러니까 관련 서류나 이메일 또는 사진이나 녹취 같은 그리고 지난번처럼 동영상이 있는 자료가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관세청에서… 말씀하시죠.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이거를 저 혼자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자분들 도움을 받아 팩트체크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칩니다. 이곳은 직원분들 보호를 위해서 익명이나 서버가 해외에 있는 메신저를 통해 자료를 받는 형식입니다. 나름의 검증 절차는 열심히 노력해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관세청에서 이 일가를 소환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아까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나온 얘기들을 보면 소환하겠다고 한 관세청은 그러면 자유로운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물품들을 몰래 들여오는 데 있어서 세관 직원과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일부 보도도 나왔습니다. 혹시 그것과 관련한 제보가 또 있습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있습니다. 세관 직원과 대한항공 직원 사이의 모종의 거래 정황, 이 부분도 바로 채팅방에 모여있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통해서 확보된 자료들인데요. 구체적으로 세관에서 검사 등을 담당하는 직원의 청탁으로 대한항공 현직 직원이 직원에게 메일을 보낸 겁니다. 메일 내용을 보면 세관의 어떤 과장이 좌석을 청탁하는 내용이 있는데요. 이런 게 바로 세관 직원들과의 커넥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서로 그러니까 주거니받거니 하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아무튼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단톡방 움직임에 대해서 회사가 긴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활동에 압력을 받고 있다라든가 아니면 거기에 들어가 있는 많은 사람들의 글들을 모니터 당한다라든가 이런 사례는 없을까요, 염려나?
['익명 제보방' 개설자 : 실제 단톡방에 사측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리자가 누구인지 찾으려고 혈안이 돼 있는 부분도 있고요. 그래서 많이 두렵기도 합니다, 솔직히. 제가 잘하고 있는가,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고 있고요. 만에 하나 발각되면 제 신변은 도대체 누가 지켜줄 것인가 이런 고민도 당연히 합니다. 하지만 후회하기에는 늦은 것 같고요. 그러기에는 제가 너무 많이 와버린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원분들과 함께 힘을 내 끝까지 가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앵커]
그래서 오늘 인터뷰를 저희하고 하고 계신데 이 인터뷰도 좀 걱정이 되시겠네요.
['익명 제보방' 개설자 : 고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인터뷰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제가 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바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저희들도 이 문제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보도해 드릴 생각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그런 인터뷰에 지금 응해주고 계신데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 이번에 뭐 좀 바꿔보자는 분위기는 분명히 고조돼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 들어보면. 그런데 과연 그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어떤 기대 그건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익명 제보방' 개설자 : 먼저 이 부분을 명확히 하고 싶은데요. 많은 분들이 특정단체 또는 정치계의 사주를 받고 있다며 음해하고 있습니다. 명확히 밝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단지 대한항공의 일개 직원일 뿐이고 현재 상황에서 외부 노동계나 정치권의 힘을 빌리고 싶거나 개입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스스로 힘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와 경영진을 모두 완전히 물러나게 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꿔 더 좋은 회사를 만들어서 사람이 우선인 회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또한 이런 채팅방 모임뿐만 아니라 앞으로 적극적으로 장외 촛불집회 등 평화로운 방식으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점차 확대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치권이나 외부의 개입은 원치 않는다. 자신들의 힘으로 전문경영인 시대를 맞고 싶다. 마지막으로 말씀 핵심이 그 두 가지였던 것 같은데 많은 시청자분께서 기억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익명 제보방' 개설자 :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 관련 리포트
'을들의 반격'…대한항공 핵심 폭로장 된 직원 단톡방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707/NB116247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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