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사저 수사, 중요한 부분 다 빠뜨렸다
오주르디 2012.01.11 14:05

 

 

내곡동 MB 사저 의혹은 간단히 봐 넘길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현행법을 위반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실명제 위반, 배임 및 횡령, 지방세법 위반, 편법 증여 등 의혹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검찰 수사, 정작 중요한 부분 다 빠뜨렸다

 

MBC가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보도했다. MBC의 내곡동 검찰 수사 관련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이렇다.

 

<내곡동 땅을 54억 원에 사들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11억 2천만 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청와대(국고)가 지불했는데 검찰이 공시지가를 중심으로 지분율을 조사해 보니 청와대가 이시형씨가 내야 할 6억원을 더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가 더 부담한 부분은 국고 유용으로 볼 수 있으며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검찰 수사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청와대가 배임 행위로 국고 6억원을 날렸다’는 것. 17억 원 정도를 내야했던 이시형씨가 11억 원 정도만 부담했으며, 37억 원만 내면 됐던 청와대가 43억 원을 지불해 청와대가 6억원을 이시형씨에게 줬다는 얘기다.

 

완전히 핵심을 비껴간 수사다. 위법 행위 내용 가운데 정작 중요한 부분을 빠뜨렸고, 범법 행위자가 누군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의 칼날이 엉뚱한 곳을 향해 있다. 배임 액수도 크게 축소됐다.

 

이것 저것 잘라내고 달랑 ‘6억 배임’ 뿐? 포복절도 하겠다

 

내곡동 사저 매입 과정에서 드러난 위법 행위는 배임뿐만이 아니다. .

 

▲명백한 편법 증여

청와대는 아들 이시형씨가 부담했다는 11억 2천만원 중 6억원은 김윤옥 여사의 소유인 논현동 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돈이라고 밝혔다. 3개월이 지나면 증여로 본다는 세법에 의하면 6억원은 편법 증여에 해당한다. 법을 어기면서 아들에게 사저 지분을 확보해 준 셈이다.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자식의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행위는 법에 의해 엄격하게 규제된다. 부동산실명제법은 편법 증여를 막기 위해 만든 법이다. 내곡동 땅을 사들이면서 이 대통령 부부는 이 법을 위반했다.

 

부지 매입 과정에 관여했던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은 “(내곡동) 사저 매입은 각하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며 “보안 문제 때문에 제가 (명의를 빌리자고)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명의차용’이 필요했던 구체적인 이유 하나를 추가로 언급했다. 김 전 처장은 ‘강남구 논현동에 이미 이 대통령의 집이 있는데 내곡동에 또 부지를 매입한다고 하면 1가구 2주택의 상황이 돼 시빗거리가 될 것’으로 판단해 이 대통령에게 ‘차명매입’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또 부지매입 과정에 이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계약 전에 (내곡동 부지를) 방문했다"며 "(내곡동 부지 계약은 이 대통령의) 승인이 나니까 계약한 것"이라고 밝혔다.

 

명백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법에 의하면 명의 신탁자인 이 대통령 부부는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2억원 이하의 벌금형’, 명의 수탁자인 아들 시형씨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에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게 맞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탈루 혐의

아무리 개발이 안 된 지역이라고 해도 내곡동은 일단 ‘강남권’이다. 이시형씨는 ‘강남권’ 땅을 공시가격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샀다고 신고했다. 내곡동 20-30번지의 공시가격은 5364만원인데 신고금액은 2200만원이었으며, 20-36번지의 경우 공시지가는 1억2500만원인 반면 신고액은 8000만원에 불과했다.

 

 

 

전체 부지의 공시가격은 23억원이고 실거래가는 54억원이었지만 정작 세무서에는 공시지가 보다 훨씬 낮게 신고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덕분에 매도한 사람은 양도소득세를, 이시형씨와 청와대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탈루한 게 된다. 부동산실명제가 강화된 요즘 개인 간 거래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편법이 동원됐다는 얘기다.

 

▲지방세법 위반

지방세법상 취득세의 경우 신고가액이 공시지가보다 낮을 때 공시지가가 과세표준이 되고 공시지가의 80% 내외에서 거래가 인정된다. 이시형씨는 공시지가의 87%로 신고했다. 취득세 탈루 의혹이 짙다.

 

▲배임 액수 6억 보다 많다

청와대는 공시지가의 4배 정도를 주고 땅을 매입한 반면 이시형씨는 공시지가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사들였다. 같은 소유주에게 같은 땅을 사면서 5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가 42억 8천만원을 주고 경호시설용으로 샀다는 9필지(648평)의 공시지가는 10억9천만원. 공시지가 보다 30억이나 더 줬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가의 돈으로 대통령 아들 땅 매입 비용(11억 2천만원)을 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만하다.

 

▲ 업무상 횡령 혐의(최대 27억원)

내곡동 사저 부지 실거래가는 54억원. 이중 이시형씨가 11억2천만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청와대가 부담했으니 이시형씨의 지분은 20.8%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등기부상의 지분율을 보면 이시형 54%, 국가 46%로 돼 있다.

 

 

국가가 내곡동 부지 지분의 34%를 이시형씨에게 무상으로 준 셈이다. 내곡동 부지의 실제 시세는 8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34%에 해당하는 27억원을 국가가 이시형씨에게 준 거나 다름없다. 청와대가 27억원을 횡령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꼬리 자르기’의 달인?

 

내곡동 사저 매입과정에서 드러난 위법 행위 의혹의 핵심인물은 이 대통령 부부다. 하지만 위법 행위자에 대한 수사 역시 ‘몸통’을 비껴나 ‘꼬리’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경호처 재무관과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을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이 대통령 부부와 이시형씨를 조사하겠다는 언급은 전혀 없다.

 

이 대통령 부부와 아들이 관련된 부분에 대한 의혹은 일단 밀쳐놓고 실무자들이 직접 관여된 부분만 건들고 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편법 증여, 탈루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이 대통령 가족을 피해 내곡동 사저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검찰의 ‘노력’이 대단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Posted by civ2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