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531214526169?s=tv_news#none


[밀착카메라] 파괴된 '가야 유적'..무관심 속 방치된 고분

윤재영 입력 2018.05.31 21:45 


[앵커]


가야시대에 조성된 고분들이 마구 훼손됐습니다. 해당 지자체가 2년 전에 내준 허가 때문입니다. 애초에 민간 업체에게 허가를 줄 때 고분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윤재영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의 한 야산입니다.


흙과 돌로 뒤덮여 영락없는 공사장 모습입니다.


걷기도 힘들고 미관상에도 좋지 않습니다.


6세기까지 대가야가 있었던 고령군은 가야 고분으로 유명합니다.


지금 이 흙더미를 보시면 좀 이상한 점이 발견되는데요.


이 평평한 돌이 튀어나와 있고 수상쩍은 조각 하나도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곳은 훼손된 5-6세기 가야 고분입니다.


반으로 갈라진 이 고분이 위치한 곳은 고령 본관동 고분군입니다.


고분군은 고분들이 산자락을 따라 밀집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대가야 유력 세력들이 묻힌 곳으로 고분 200기에서 발굴된 유물만 300여점에 달합니다.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고령군 지산리 고분군도 이곳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흙길을 오다보니 토기 4편이 발견됐습니다.


삼국시대에 만든 가야 토기인 건데요. 전문가는 이 흙벽도 고분을 깎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몇 걸음 가지 않아서 또 가야 토기 1편이 발견됐습니다.


고분이 훼손된 것은 한 민간사업자가 나무를 베고 새로 심는 산림경영사업을 고령군청으로부터 허가받으면서입니다.


장비가 오갈 수 있는 길을 내기 위해 고분을 훼손한 겁니다.


[김권구/영남고고학회장 : 이게 얼마나 소중한 고분인데, 기가 막힙니다.]


민간업체보다 이를 허가한 지자체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큽니다.


실제 해당 지자체는 고분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업을 허가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혜봉/고령군청 문화유산추진단 문화재 계장 : 직원이 업무적 숙달이 덜 돼가지고 저희 부서에 문화재법에 따르는 의견을 묻지 못했어요. 그 사업시행자는 산림부서에 허가를 받아가지고 사업 시행을 했죠.]


훼손된 고분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허리까지 자란 수풀을 헤치고 가자 울타리 하나가 나타납니다.


울타리 안에는 돌 구덩이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잡초에 뒤덮인 언덕들이 있습니다.


이 곳은 신라시대 고분들이 모인 성동리 고분군입니다.


낡은 표지판만이 신라 유물이 출토됐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전문가들은 신라 유물이 한강 북단에서 발견됐다는 사실 만으로 가치가 크다고 말합니다.


[파주시청 관계자 : 저희가 1년에 한 2번 정도 제초를 해 가지고… 다른 공원처럼 자주 하면 좋겠는데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까.]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는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묘가 있습니다.


그런데 묘에 심은 잔디가 죽어 맨 흙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묘 일부는 내려 앉아 비에 쓸려내려갈 것처럼 보입니다.


사적 330호인 효창공원은 용산구가 근린공원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잔디가 이제 죽어가지고 잔디가 없잖아요. 잔디가 없을 때 비가 오면 조금 흘러내려서 그런 거죠.]


역사가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했습니다.


문화재 보존 역시 역사를 기억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예산이 부족하다거나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자체의 말은 문화재 보존에 손기에 가벼운 핑계 아닐까요.


(화면제공 : 유튜브)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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