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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에서 아직도 떠도는 ‘박근혜 탄핵 유령’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18.06.26 15:55:00 수정 : 2018.06.26 16:16:26 


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년3개월이 지났지만 자유한국당은 탄핵 ‘유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로 재확인된 보수세력 궤멸의 시발점이 탄핵이지만 탄핵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요원하다. 오히려 탄핵 찬반이란 기준으로 갈라졌던 계파 간 갈등이 쇄신 국면 속에서도 지속되면서 비박계와 친박계 모두 “덮고가자”는 분위기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국민들이 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며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국민적 분노가 우리당에 표출된 심판 선거”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적 탄핵에 이어 ‘박근혜의 정당’이 정치적으로 탄핵됐다는 것이다.


정작 한국당은 지방선거 완패 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며 무릎까지 꿇었지만 탄핵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탄핵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야 한다. 탄핵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 국민은 우리를 다시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탄핵에 대한 시각차가 크다. 상당수 친박계는 탄핵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당내 쇄신토론회서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자당이 탄핵에 앞장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립성향 의원 중에도 탄핵이 성급했다는 의견이 더러 있다. 한 중립성향 의원은 “촛불집회와 여론에 밀려 탄핵에 너무 쉽게 동의해줬다”며 “탄핵 때문에 보수가 분열되면서 망했다는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탄핵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립성향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법적으로 반드시 탄핵됐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런 식이면 이전 대통령도 모두 탄핵될 여지가 있었다”며 “크게 보면 한국사회의 세력간 힘의 대결에서 보수가 진보세력에게 밀린 결과로서 탄핵이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당파 등 비박계는 탄핵은 정당했다고 본다.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다시 생각해봐도 박 전 대통령은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인간이다”며 “본인의 정부, 아버지의 업적, 그리고 보수정당과 그 미래까지 모두 죽였다”고 말했다. 


탄핵관(觀)이 계파 불화의 ‘원료’가 되면서 양측에서 화합을 명목으로 묻어두자는 의견이 많다. 비박계 강석호 의원은 이날 3선의원 모임 직후 “더 이상 이야기하는 게 무의미하다”며 “과거 계파 나눠졌던 부분도 자제해야 당내 화합도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탄핵에 찬성했는지 당을 버리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는지 따질 때도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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