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628142717509
"아들 죽었는데 軍은 알릴 의무 없다고만"..어머니의 눈물
김규태 입력 2018.06.28. 14:27 수정 2018.06.28. 14:34 댓글 1367개
지난 3월 서울 마포대교 투신한 조모 일병 어머니가 기자회견 도중 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군 의료사고 피해 가족들은 군 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하며 서울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규태 기자
사인(死因)은 뇌수막염으로 인한 패혈증과 급성호흡곤란. 2011년 4월 23일 노우빈 육군 훈련병(당시 21세)에게 의무병이 내민 건 해열제인 타이레놀 2알이 전부였다. 군의관은 자리에 없었다. 그렇게 ‘173cm, 70kg’ 건장했던 훈련병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고 다음날 사망했다.
2016년 3월에는 육군 제2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홍정기 일병(21)이 뇌출혈 증상을 호소했다. 군에서 처방한 건 두드러기 약과 감기약. ‘수사불패(쓰러지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부대 정신으로 특급 병사였던 홍 일병은 잘못된 처방에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군에서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두 장병의 사례는 군 의료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걸 보여줬지만 피해 가족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군 의료 피해 가족 10여명은 28일 청와대 앞에 모여 "잘못된 군 의료체계로 인한 사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016년 피해 가족들로 구성된 군피해치유센터 ‘함께’가 만들어진 이후 문재인 정부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부탁을 한 것이다.
이들은 먼저 군 의료사고에 대한 투명한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했다. 아직도 의료사고로 사망사고가 발생하지만 군에선 정확한 통계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복순 대표(노 훈련병 어머니)는 “여전히 군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나지만 의료사고와 질병으로 얼마나 사망했는 지 공식적인 통계조차 내놓지 않는다”며 "문제 해결을 하려면 정확한 실태조사부터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군 의료사고 피해 가족들이 28일 서울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료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규태 기자
뇌출혈 증상을 보인 병사에게 감기약을 처방한 건 의료시스템이 비정상적인 것을 뜻한다. 피해가족들은 군 의료진과 의료시설에 대한 개선과 확충을 요구했다. 이어 “뇌종양에 감기약을 처방하거나, 뇌출혈에 두드러기약을 처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지적 받는 건 적절한 의료진과 의료시설 개선이 늦춰지고 있는 점”이라며 “군에서는 수 많은 진료 중 한 두번 잘못됐던 사례라고 변명하지만 어처구니가 없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군인이던 아들이 투신해 사망한 이근옥씨 사연도 처음 알려졌다. 육군 조모 일병은 지난 3월 8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조 일병은 복무 중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등 고통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중대장은 아이가 ADHD인 걸 알면서도 부모에겐 이를 한번도 알리지 않았다. 아이가 고통을 호소해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다는 걸 죽고 나서야 처음 알게 됐다”며 “조금이라도 일찍 알았으면 부모라도 손을 썼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이어 “아들은 부대에 피해가 갈까봐 수면제를 먹으며 불침번을 서고, 유서에서도 자기 때문에 피해가 갈까봐 부대원들을 걱정하는 등 고통을 호소했다”며 “그럼에도 군에서는 법에 규정이 없어서 (부모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며 방치했고, 지금도 법만 따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매일매일 살 의욕이 없다. 그래도 군법이 바뀔 때까지 거리에 나와서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내 사망 사고 피해가족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군 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접수했고 청와대의 요구로 행정관을 만나서 이 같은 호소를 재차 했다.
28일 군 의료사고 피해자 단체인 군피해치유센터 '함께'는 군 의료서비스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했다. 사진=김규태 기자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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