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50136
백제보 수문개방 또 연기..."환경부 무능이 드러났다"
[현장] 30일로 예정된 백제보 수문개방 7월 2일로 연기
18.06.30 15:02 l 최종 업데이트 18.06.30 15:43 l 김종술(e-2580)
▲ 최근 내린 장맛비로 흙탕물로 변한 백제보. ⓒ 김종술
"환경부는 양치기 소년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수문개방을 지시했다. 그러나 30일로 예정된 백제보 수문개방이 다시 연기됐다. 거듭된 연기를 놓고 환경단체는 환경부를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반복한 양치기 소년에 비유해 비판했다. 보 개방 1년을 맞은 지금 환경부는 수문개방을 못 하는 이유로 농민들 핑계만 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정오부터 백제보의 수문개방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개방에 맞춰 취재를 위해 찾아간 백제보는 평상시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어제(29일) 농민들이 수문개방을 반대하며 걸어놓은 현수막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이 되어도 수문개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관련 기사: '수문 개방 반대'에 부딪힌 백제보, 내일 열릴 수 있을까).
상황을 확인한 결과 한국수자원공사 백제보 담당자는 "오늘 수문개방이 연기됐다. 어제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주민들과 설명회를 통해 7월 2일로 연기됐다. 어제 집회가 끝나고 설명회를 하던 과정에서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어제 오전 환경부와 통화 당시에 농민들이 반대해도 수문개방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해서 수문개방에 따른 환영 논평까지 내보냈다. 환경부가 수문개방에 따른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심각한 문제다. 환경부의 준비가 미흡해서 오히려 농민들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 문제다"고 비판했다.
환경부 수문개방 의지는 없었다
▲ 한국수자원공사 백제보 주차장에서 인근 시설재배 농민들이 지하수 고갈을 우려하며 수문개방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 김종술
지난 29일 충남 부여군 백제보 수문개방을 앞두고 일부 농민들이 백제보 주차장에서 수문개방 반대를 주장하며 집회를 했다. 당일 오후 2시부터는 환경부와 부여군, 농민들의 간담회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수문개방에 따를 수 없다며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 한국수자원공사 백제보 회의실에서 환경부와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를 하고 있다. ⓒ 김종술
집회가 끝나고 오후 3시 40분쯤 어렵게 시작된 설명회에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금강유역환경청장과 하천국장, 담당 과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1차 개방 당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에 따른 보상과 추가 개방에 따른 피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개방을 반대했다.
김동진 청장은 "지난해 수문개방에 따른 피해에 대해 신청을 하라는 공문을 대표들에게 보냈다. 월요일부터 피해에 따른 신고를 주민이 원하는 장소에서 받도록 하겠다. 일요일부터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홍수기에는 수문개방을 해서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만큼 양해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농민들은 "장마 때에 수문을 열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온다는데 당연히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장마 시기가 아닌 평상시에 수문을 열면 지하수위가 떨어지는데, 그때 열지 말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환경부, 부여군, 주민들로 이뤄진 위원회를 꾸려서 수문개방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주민들이 원하는 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약속했다.
농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대책 없는 백제보 수문개방 저지를 위한 농민들의 모임'이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농민들의 공식적인 조직이 꾸려지면서 대응도 조직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1차 수문개방 이후 두 달 만에 지하수 고갈을 주장하는 농민 민원으로 인해 닫혔다. 지난 4월 환경부는 2차 개방을 하겠다고 했으나 다시 연기했다. 농민들 저항에 부딪혀 또 수문개방이 연기됐다. 이번이 4번째 수문개방이 연기된 것이다.
환경부는 농민들과 5차례나 협의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첫 개방부터 취재를 진행한 기자가 보기에는 환경부가 과연 수문개방에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7개월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시 피해에 따른 보상 접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보상접수를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농민들과 협의는 아직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런 환경부를 '양치기 소년'으로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방에 따른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에 밀려 개방하겠다고 했다가 농민 반대에 부딪혀 또다시 과거 사례를 반복하는 환경부는 여전히 '이명박근혜' 정권의 길을 걷고 있다.
▲ 수문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백제보 주차장에 현수막을 걸고 있다. ⓒ 김종술
한편,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1년간 진행된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1일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6개 보를 시작으로 총 16개 중 10개의 수문을 열었다. 그러나 농민 반대에 부딪혀 현재는 4개의 수문이 개방 중이다.
정부는 지난 1년간 수질 모니터링을 한 결과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와 공주보에서는 조류(클로리필 a) 농도가 개방 전과 비교하면 각각 41%,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수문이 열린 곳에서는 조류가 감소하고 물의 체류 시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보와 공주보 수문이 개방된 금강에서는 크고 작은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물고기 산란이 이어지고 있다. 새들과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추세로 최근 세종보 인근 모래톱에서는 재첩 치어가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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