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64473


금강 '사막화' 고발한 <조선>의 사진... 왜 하필 거기서 찍었을까

[반론] 육상화는 수문 개방 아닌 세종보 때문... 4대강 찬동한 <조선>은 입 다물라

18.08.23 19:44 l 최종 업데이트 18.08.23 19:44 l 김종술(e-2580)


 <조선>은 충남 도민들이 이런 물을 먹기를 바라는가? 가뭄이 발생하면 금강에서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물을 공급하는 취수구다. 이곳에서 가져간 물은 충남 서부 8개 시군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  <조선>은 충남 도민들이 이런 물을 먹기를 바라는가? 가뭄이 발생하면 금강에서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물을 공급하는 취수구다. 이곳에서 가져간 물은 충남 서부 8개 시군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 이상호 작가


<조선일보>(아래 <조선>)의 '이명박 4대강 구하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최근 <조선>은 기사와 사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 구간을 '흉물'로 깎아내리고, 콘크리트·철재 구조물에 불과한 세종보를 '금강 8경'으로 추켜세우면서 수문을 닫으라고 경고했다. <조선>을 필두로 <중앙>, <문화일보> 등이 금강 건천화를 다루자 세종보 수문을 닫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조선>은 지금 감옥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한반도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 때부터, 대통령 당선 후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할 때에도 적극 찬성했다. 


[MB 구하기?] <조선>은 반성문부터 써라


 4대강 사업과 함께 시작된 세종시 건설로 아래쪽 세종보 건설과 맞물려 위쪽 한두리대교가 건설되고 있다. 다리를 지탱하는 교각이 강물의 흐름을 막아 물길이 바뀌고 모래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4대강 사업과 함께 시작된 세종시 건설로 아래쪽 세종보 건설과 맞물려 위쪽 한두리대교가 건설되고 있다. 다리를 지탱하는 교각이 강물의 흐름을 막아 물길이 바뀌고 모래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김종술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7년이 지났다. 이명박 정권과 <조선>이 말한 대로 강물이 더 맑아졌나? 국민 세금 22조 원을 들여서 국가 경제가 좋아졌나?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가 34만 개 늘었나? 지역 경제가 나아졌나? <조선>은 4대강 사업 구하기에 앞서 자기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지난 15일 <조선>이 보도한 '洑 개방 9개월... '충청의 젖줄' 금강이 사막처럼 변했다' 기사.

▲  지난 15일 <조선>이 보도한 '洑 개방 9개월... '충청의 젖줄' 금강이 사막처럼 변했다' 기사. ⓒ 조선닷컴


<조선>은 지난 15일 '洑 개방 9개월... '충청의 젖줄' 금강이 사막처럼 변했다'는 기사를 내놨다. 이 기사에서 <조선>은 '보 개방에 따라 건천화(乾川化) 현상이 나타나 금강이 물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강물이 말라붙은 세종보 모습을 공개했다. 강물이 말라붙은 세종보 좌안의 사석보호공 쪽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하지만 아래의 사진을 봐주기 바란다. 지난 18일 기자가 드론을 띄워 찍은 세종보 모습이다.


[악마의 편집] 세종보 모래톱의 진실


 <조선>은 사진 아래쪽 좌안, 세종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사석보호공 (빨간 화살표 표시 지점) 쪽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18일 드론을 띄워 올린 세종보는 <조선>이 말하는 것처럼 건천화가 아닌 보의 영향을 받아 상류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는 강의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조선>은 사진 아래쪽 좌안, 세종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사석보호공 (빨간 화살표 표시 지점) 쪽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18일 드론을 띄워 올린 세종보는 <조선>이 말하는 것처럼 건천화가 아닌 보의 영향을 받아 상류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는 강의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김종술


 22일 오전 세종보 사석보호공 쪽에서 찍은 금강 모습.

▲  22일 오전 세종보 사석보호공 쪽에서 찍은 금강 모습. ⓒ 김종술


이 사진을 보면 '악마의 편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세종시청에서 바라본 금강 전역은 강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데 세종보 상류에는 물길이 좁아지고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났다. 모래톱에는 푸릇푸릇한 잡초가 생기면서 육상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세종보 때문이다.


세종보는 콘크리트 고정식 보와 전도식 가동보로 만들어졌다. 강바닥보다 높은 구조물 때문에 지금은 수력발전소가 있는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세종보 구조물은 강물뿐만 아니라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모래와 자갈 등 퇴적토도 가로 막았다. 이런 구조물과 모래, 자갈 등이 쌓여서 육상화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2010년에는 세종보와 금남교 사이에 한두리대교가 추가로 건설됐다. 한두리대교가 만들어지자 다리의 교각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공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각보호공은 상대적으로 강바닥보다 높다. 이런 구조물은 강물의 흐름을 막아 하류 쪽에 모래톱을 만든다. 세종보의 수문을 개방해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세종보 자체가 문제다. 


세종보가 만들어지기 전 이곳은 어땠을까? 강을 가로막는 구조물이라고는 차량이 통행하는 금남교가 유일했다. 여름이면 허리춤까지 잠기는 물속에 들어가서 누치, 끄리 등 여울성 어종을 잡는 여울 낚시족들이 붐볐다. 홍수기를 빼고는 사람들이 건너다니는 여울이 잘 발달된 수심이었다.


세종보 수문을 열어서 모래톱이 생기고 육상화가 진행된 것이 아니다. 강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세종보가 생겨나면서 강물이 흐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민심 왜곡] 집값 폭락, 민원이 폭주한다?


 <조선>은 건천화로 집값 폭락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세종시청이 바라다보이는 곳까지 강물은 풍족하고 메마르지 않았다.

▲  <조선>은 건천화로 집값 폭락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세종시청이 바라다보이는 곳까지 강물은 풍족하고 메마르지 않았다. ⓒ 김종술


<조선>은 세종보 수문을 닫아야 하는 두 번째 이유로 '금강변에 위치한 아파트가 물이 줄어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한다'는 것을 들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세종보 첫 개방 후와 1월 25일 수문을 개방했을 때도 주민 민원은 있었다. 바로 악취였다. 오랫동안 물속에 고인 펄층이 수문 개방으로 물 밖으로 드러나면서 악취도 올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썩은 물이 맑아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조선>의 주장처럼 강물 수위가 낮아져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그렇다면 세종보 수문이 열리기 전에는 주민 민원이 없었을까? 그때도 있었다. 


2012년 세종보가 만들어진 뒤 가장 큰 민원은 세종보에서 떨어지는 물에서 발생하는 낙차 소음과 악취였다. 소음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는 민원, 녹조가 발생해 썩고 부패하면서 하루살이와 깔따구 등 날벌레 때문에 밤에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는 원성이었다. 


이런 민원은 수문이 열린 후인 지난 6월경 차차 사라졌다. 수문이 개방되자 펄층이 씻기고 마르면서 악취는 사라지고 날벌레도 줄어들었다. 곳곳에 생겨난 모래톱에 고라니, 너구리, 수달과 왜가리, 쇠백로, 물떼새, 오리 등 야생동물이 찾아들자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주민들도 생겨났다. <조선>이 만난, 집값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궁창 펄] 지하 수위의 비밀


 세종보 상류 강바닥은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만 살아가는 온통 시궁창 펄밭이었다. 사진은 세종보 상류 마리너선착장.

▲  세종보 상류 강바닥은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만 살아가는 온통 시궁창 펄밭이었다. 사진은 세종보 상류 마리너선착장. ⓒ 김종술


<조선>은 '수위 감소로 인한 환경 악화, 경관 훼손, 지하수량 감소'와 수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염려하기도 했다. 이 또한 억지다. 


대한민국의 모든 강은 계절마다 수위가 다르다. 여름 홍수기를 빼면 강에 물이 많이 흐르지 않는다. 도리어 강의 수위가 높다는 것은 홍수기 범람을 예고한다. 수위가 낮아졌다고 해서 '환경 악화', '경관 훼손'이라고 하는 것은 강의 본래 모습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지하수 고갈 우려도 마찬가지다. 4대강 사업 때 금강에서만 4767만㎥의 모래를 퍼냈다. 모래는 물을 저장한다. 특히 강모래는 홍수기에는 물을 가두고 있다가 가뭄 때 되돌려준다. 그 많은 모래를 퍼냈으니 금강의 지하저수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4대강 사업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고 갇히면서 강바닥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펄층이 쌓였다. 강바닥에 쌓인 펄층은 시간이 흐르면서 딱딱하게 굳어가는 경화현상을 보인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강물은 주변 지하수로 유입될 수 없다. 


즉, 지하수 고갈은 수문을 열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모래 유실과 수질 악화가 낳은 현상이다. 그리고 수문을 계속 닫아걸고 있으면 더 심해질 것이다.


[혈세 낭비?] 전기 생산해도 상쇄효과, 이익은 없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수력발전소는 평균 수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발전을 할 수 없다. 특히 하자보수 기간이 끝나면서 발전소에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유지와 보수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여름 장맛비에 잠긴 세종보.

▲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수력발전소는 평균 수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발전을 할 수 없다. 특히 하자보수 기간이 끝나면서 발전소에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유지와 보수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여름 장맛비에 잠긴 세종보. ⓒ 김종술


<조선>은 수문 개방으로 세종보의 수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것도 문제 삼았다. 연간 1200만kW 생산이 가능한 발전소였는데 무용지물이 돼 세금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이해찬 의원실은 "1864억 원이 투입된 세종보에서 발전으로 얻어진 수익은 2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유지관리 및 인건비로 17억 원이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수력발전소에서 얻어지는 비용은 줄어들고 인건비 및 유지관리비용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수문을 열기 전 이미 세종보의 발전량은 감소 추세였다. 거기에다 잦은 고장으로 유지관리비용은 늘고 있었다. 세종보를 없애도 손해나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황포돛배] 지금도 띄울 수 있다


 공주·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는 아래쪽 금강철교 위쪽에 부교를 설치하고 유등을 띄운다. 지금 상태에서도 행사를 치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  공주·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는 아래쪽 금강철교 위쪽에 부교를 설치하고 유등을 띄운다. 지금 상태에서도 행사를 치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 김종술


 백제보의 수문이 개방되기 전에는 녹조가 창궐해 수자원공사가 보트를 이용하여 황토와 응집제를 뿌려야만 했다.

▲  백제보의 수문이 개방되기 전에는 녹조가 창궐해 수자원공사가 보트를 이용하여 황토와 응집제를 뿌려야만 했다. ⓒ 김종술


<조선>은 공주시 지역 축제인 백제문화제가 수위 저하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60억 원이 들어가는 축제에 황포돛배 375척을 띄우지 못해 축제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주시는 오는 9월 14부터 열리는 백제문화제 기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에 부교를 설치하고 유등을 띄운다. 그런데 <조선>이 말한 것처럼, '진짜' 황포돛배는 아니다. 유등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나룻배 모형의 조각배다. 때문에 지금 수위에서도 유등을 띄우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4대강 사업 전 백제문화제가 열리던 금강변은 고운 모래톱을 뽐내던 곳이다.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뤄지면서 모래는 사라지고 환경 악화, 경관 훼손이 발생했다. 


그리고 최근 공주보의 수문 개방으로 예전처럼 모래톱이 생겨나는 등 강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 지금도 유등을 띄우는 데 문제가 없다면 굳이 수문을 닫아야 할까? 그렇게 해서 다시 환경을 훼손된다면, 백제문화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농민들을 위한다?] 4대강 사업으로 왜곡된 농법


 백제보와 맞닿아 있는 제방 하나를 두고 지하수를 사용하는 비닐하우스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결국 이곳 때문에 하류의 수 많은 농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  백제보와 맞닿아 있는 제방 하나를 두고 지하수를 사용하는 비닐하우스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결국 이곳 때문에 하류의 수 많은 농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 김종술


마지막으로 <조선>은 백제보 주변 시설재배 농민들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백제보 개방으로 지하수위가 떨어지고 물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수많은 농민들이 4대강에서 쫓겨날 때에 모른 척하던 <조선>이 지금은 농민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백제보는 지난해 11월 개방했지만 수막재배를 하는 인근 시설재배농가의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현재는 수문을 도로 닫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4대강 사업 이전에 지하수를 뽑아 농사를 짓던 농가는 지금도 큰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보 개방에 따른 지하수 고갈 문제는 대부분 4대강 사업 이후 지하수가 상승하자 관정을 판 농가에 집중돼 있다. 


지하수를 이용한 농법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겨울철 200평 규모의 시설재배 농가가 사용하는 하루 지하수 양은 200톤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인근 농가들이 쓰는 지하수가 부여군 7만 인구가 사용하는 용수보다 많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하수를 이용해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조정하는 농법은 재배 단가를 낮추려는 농민들의 자구책이긴 하지만 기형적인 농법이라는 지적도 피해갈 수 없다. 또, 이들 농가 때문에 수문을 열지 못해 녹조가 발생해 하류의 또 다른 농가들이 고통받고 있다. 


<조선>이 주장하는 것처럼 보 개방에 따른 건천화 현상은 세종보를 없애면 사라진다. 상류에 쌓인 모래와 자갈 등 퇴적토가 자연스럽게 하류로 흘러가면서 강은 살아날 것이다. 이것이 강 본연의 모습이고 자연적인 자정 능력이다. 


<조선>은 썩은 물로 농사짓는 농민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고 금강이 물 부족에 신음하고 있다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지 말아야 한다. <조선>은 삐뚤어진 입을 다물어야 한다.



▲  수문이 닫힌 백제보는 녹조로 뒤덮였다. 반면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와 공주보에는 해마다 창궐하던 녹조가 사라졌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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