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0828220203688?s=tvnews
[팩트체크] "전두환, 회고록 퇴고 개입 안했다" 주장..법적책임 달라지나?
오대영 입력 2018.08.28 22:02
[앵커]
"전두환 씨는 회고록의 퇴고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표현은 내가 썼다" 5공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민정기 전 비서관의 오늘(28일) 발언입니다. 전 씨의 재판이 시작된 시점에 나온 주장이라, 여러 해석들을 낳고 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은 달라지는 것일까요? < 팩트체크 >에서 짚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우선 당시 상황부터 다시 정리 좀 해볼까요?
[기자]
전두환 회고록은 지난해 4월 발행됐습니다.
'지은이'는 전두환, '책임정리'는 민정기라고 돼 있습니다.
이 책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 신부는 5·18 당시 헬기 기총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이게 거짓말이라고 책에 쓴 겁니다.
조 신부의 유족은 이 책이 허위이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은이인 전두환 씨를 지난해 4월 고소했습니다.
1년간의 수사를 거쳐서 최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의 부분을 전 씨가 아니라 자신이 썼다고 오늘 주장한 것이죠?
[기자]
네. 전 씨가 2013년 이전에 구술을 통해서 초고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민 전 비서관이 구체적인 표현들을 썼다, 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두환 씨의 법적 책임은 달라지게 됩니까?
[기자]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결론은 사법부에서 최종적으로 내립니다.
분명한 것은 '피고인 신분'이 바뀌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특히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전두환 씨는 조비오 신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해왔습니다.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 않았더라도 전 씨의 주장이라는 본질은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김남근/변호사 : 보통은 회고록이라는 게 자기가 구술을 해서 얘기를 하면 그거를 들은 사람이 정리를 하는 거고. 대부분의 사실관계 내용은 있는 건데 그걸 좀 미화하거나 포장하거나 그러는 거지. 팩트 자체가 없는데 그걸 정리하는 사람이 창작을 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고요.]
그리고 설사 이 표현 자체를 민 전 비서관이 완전히 창작했다 라고 치더라도, '전두환 회고록'이라는 책을 펴내는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전 씨의 법적 책임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펴낸이는 아들 전재국 씨, 출판사도 전재국씨가 만든 곳입니다.
[앵커]
직접 쓴 사람이 어떤 표현을 넣었든 간에, 전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회고록을 냈다 라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거죠?
[기자]
대법원 판례도 보겠습니다.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허위라고 보아야 한다"
즉, 표면적인 표현보다는 조 신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전 씨의 주장 자체가 사실이냐 아니냐가 법정에서 다뤄질 핵심인 것입니다.
[앵커]
그럼 자신이 썼다고 나선 민 전 비서관은 어떻게 되나요? 함께 책임을 져야합니까?
[기자]
명예훼손 사건은 친고죄입니다. 그래서 고소가 필요합니다.
유족이 고소해 혐의가 입증이 되면 수사, 기소, 그리고 재판의 과정을 거치는데, 결과에 따라서는 명예훼손의 '공동정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럴 경우에 이미 재판 단계에 있는 전 씨의 사건과 '병합'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 걸리는 시간 만큼, 전 씨의 재판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족 변호인에게 오늘 확인해봤습니다. 아직은 고소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확인을 해볼게요. 전 씨는 지금 '치매'를 주장하면서 재판에 안나오고 있잖아요. 강제 구인은 못합니까?
[기자]
피고인은 형사재판에 반드시 출석을 해야 합니다.
단 건강상의 이유로 예외일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재판부입니다.
2016년과 지난해, 롯데 신격호 회장도 비슷한 사유로 두 차례 재판 정지를 요청을 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오늘 전 씨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입니다.
[앵커]
네. < 팩트체크 >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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