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에게 대들던 서울시 간부, 거짓말 들통
"구두보고 했다"고 거짓말했다가 들통, 구태세력 숙정 계기되나
2012-01-21 16:53:15           

박원순 서울시장 몰래 '세빛둥둥섬' 민간사업자에게 운영기간 연장 특혜를 줬던 서울시 간부가 박 시장이 이를 질책하자 박 시장에게 자신이 구두 보고를 하지 않았냐고 대들다가 거짓말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세빛둥둥섬 민간사업자의 운영 기간 연장 문제가 논란이 되자 당시 책임자는 ‘박 시장에게 이미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 시장은 ‘들은 바가 없다’고 얘기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사관의 기록물들을 봤더니 구두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시장과 시 간부 간의 진실게임처럼 되자 박 시장이 직접 나서 사관이 기록하고 녹음해 놓은 한강사업본부의 업무보고 내용과 보고서를 꼼꼼히 대조해 본 결과, 보고서에는 사업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었지만 구두보고 시에는 아무런 언급 없이 지나쳤다는 것. 

다른 고위 관계자는 “세빛둥둥섬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조정회의를 만들어 사업 방향을 재논의하고 있는 과정이었던 만큼 이 문제는 당연히 구두보고를 확실히 한 후 토론을 했어야 했다”며 “박 시장은 이런 과정을 간과한 공무원들의 업무처리 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시절부터 오세훈 전임 시장의 대표적 전시성 사업인 세빛둥둥섬을 사업조정 대상 1순위로 꼽았던 만큼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 조사를 즉각 지시했고 필요한 경우 정책감사를 통해 백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장 집무실에서 진행되는 각종 회의나 공식·비공식 면담 내용을 기록하는 사관을 두고 있다. 일반직 7급 여성 공무원인 사관은 외부 일정을 제외하고는 박 시장과 거의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고 <문화>는 보도했다.

서울시 간부가 박 시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고 세빛둥둥섬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이 사실이 들통나 박 시장의 질책을 받자 구두보고를 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는 사실은 서울시 조직 내에 심각한 구태세력이 존재하고 있음이 입증해주는 것이어서 향후 박 시장이 이들 세력을 어떻게 솎아낼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혜영 기자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