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0920220210757?s=tvnews
"비무장 합의, 격세지감"..JSA·DMZ 근무 노병들의 바람
김용준 입력 2018.09.20 22:02 수정 2018.09.20 23:49
[앵커]
이번 정상간 여러 합의사항 가운데 국민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분야는 바로 군사적 적대관계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과거 남북간에 살벌한 군사적 대치 상황이 계속될 때 판문점이나 비무장지대에서 팽팽한 긴장감속에 군 복무를 경험했던 노병들은 두 정상의 이번 합의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걸로 생각됩니다.
김용준 기자가 이런 분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머리에 모자를 얹은 듯 북한군이 편히 서 있고, 옆으론 우리군과 북한군이 어깨를 맞대고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 같지만, 전병호 씨가 JSA로 입대했던 1975년 일상입니다.
["(북한군이랑) 그늘에 가서 담배도 피우고 대화도 많이 나누고. '너 오늘 감자 몇 개 먹고 나왔어?' 하면 '야, 감자 다섯개 먹었어' 이렇게 이북말도 하곤 했는데..."]
그런데 1년 뒤,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를 자르는 사소한 문제로 미군 장교 두 명이 죽은 겁니다.
그리고 공동경비 구역은 그 뒤 분할경비 구역이 돼버렸습니다.
[전병호/판문점 도끼만행사건 경험 : "8.18 (도끼만행) 사건부터는 MDL(군사분계선)을 시멘트로 만들어서, 이쪽은 너희들이(경계)하고 이쪽은 우리가 한다고 분담해서..."]
JSA 비무장 합의 소식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전병호/판문점 도끼만행사건 경험 : "세월이 가다 보면 한마음 한뜻으로 되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차근차근 밟아 가야 한다는?) 그렇죠."]
38년 전,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한 김태웅 씨, 말이 비무장지대지 사실상 중무장 지대였습니다.
서로 사격을 주고받은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김태웅/1980년 비무장지대 복무 : "북한은 우리의 1호 적이에요. 강한 군인이 되지 않으면 저 사람들이 우리를 점령할 것이라는 생각만 해왔죠."]
긴장 속에 보낸 군생활 3년은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이 근무한 GP, 최전방 초소까지 철수된다는 소식에, 그 동안의 고통이 치유되길 바랍니다.
[김태웅/1980년 비무장지대 복무 : "이번 회담 때 약속했던 부분을 (북한이) 지켜준다면, 고통들이 한순간에 위안이 될 수 있고 '우리가 잘했구나' 생각할 수 있겠죠."]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김용준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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