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863120.html?_fr=mt2


북쪽, 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머물다 가시라 제안했다

등록 :2018-09-21 12:05 수정 :2018-09-21 16:31


북쪽 백두산 인근 삼지연 초대소 비워놓고 준비 

청와대 “우리 쪽에서 사정이 있어 사양”

문 대통령 관람한 집단체조, ‘빚나는 조국’과 70% 달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쪽이 평양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북쪽에 머물라고 제안했으나 우리 쪽에서 이를 사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북쪽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 대통령이 (백두산 정상과 천지를) 올라갔다 내려와서 혹시라도 하루 더 머물 수 있으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고 해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하루 더 머물 수 있도록 준비를 했고, 우리 쪽에 이를 제안 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우리쪽 사정으로 그 제안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쪽에서는 (방북 일정을) 2박3일로 생각했던 것인데, 북쪽에서는 호의를 갖고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는 여러 상황이나 사정에 대비를 한 걸로 보인다”며 “북쪽에서 성의를 갖고 만반의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19일 5·1 경기장에서 관람한 집단 체조가 ‘빚나는 조국’과는 내용이 70% 가량 바뀐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북쪽 고위 관계자가 ‘9·9절때 내가 봤던 빛나는 조국하고는 70%가 바뀌었고 (원래 내용은) 30% 정도가 남았더라. 9·9절 뒤로 5차례 가량 대집단체조를 했는데, 나머지 닷새 동안 70%를 바꿨는지 내가 봐도 신기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고위 관계자가 ‘애초 빛나는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70여년 역사를 서술하는 내용으로 조국 창건, 전쟁, 폐허, 건설, 김정은 위원장 시대의 번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였는데, 이데올로기적 내용들은 다 빠진 것로 보인다. 특히 3장 이후의 특별장, 종장은 완전히 새로 만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사진을 찍으며 손가락 하트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 부부가 우리쪽 특별 수행단 요청으로 사진을 찍으며 손가락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손가락 하트 모양을 하고 리설주 여사가 옆에서 손으로 떠 받드는 모양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나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 함께 탄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삿상이 발견됐는데 옛날 왕들이 국태민안을 밀때 사용했던 것이었다.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 제사를 지냈던 증거물이다”며 “오늘 두 정상이 같이 올라오신 것은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백두산 천지 산책을 마친 뒤 삼지연 초대소 잔디 밭에 마련된 즉석 야외 천막에서 식사를 했다. 북쪽은 백두산에서 나는 재료로 천지에 사는 산천어 요리, 백두산 산나물, 들쭉 아이스크림 등을 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초대소 안에도 식당이 있지만, 날씨가 좋고 삼지연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북쪽에서) 천막을 치고 점심을 대접했다”며 “식사 시간 동안 북쪽 실내악단이 주로 마이웨이, 예스터데이 등 오래된 팝송을 연주했다”고 말했다. 리설주 여사는 두 정상이 삼지연 다리를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아,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 그때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19일 백화원 영빈관 정상회담에서 결정됐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하기로 한 것은 두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을 하기 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관련 문구까지도 직전 수정이 됐다”고 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