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63147.html?_fr=mt2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북쪽서 ‘무상 재가동’이라도 하자 의견”
등록 :2018-09-21 15:15 수정 :2018-09-21 15:51
신한용 회장 <한겨레> 인터뷰
“북쪽, 개성공단 정상화 준비 잘해 와”
“임금 지급해도 군사목적 전용 차단하거나
생활용품 지급으로 대체하는 방법도 있어”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조금 전에 인사한 분이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이십니다.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기를 워낙 간절히 바라기에 함께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백두산 장군봉과 천지를 오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신한용 회장(사진을 불러 직접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히도 개성공단 정비가 잘되어 있다고 합니다.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까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되지요?”라며 물었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에서부터 금강산과 백두산 관광사업까지 하루빨리 연결되어서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김정은 위원장을 보면서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화답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단으로 참가하고 돌아온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21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적어도 남북 정상 간에는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일치했다”며 백두산 등정 때 두 정상과 지근거리에서 대화한 일화를 소개했다. 특별수행단 내 경제인 17명 가운데 두 정상과 사실상 독대 기회를 얻은 사람은 신 회장뿐이다. 그는 “방문 첫날 만찬장에서도 문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에게 소개를 시켜줬고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서로 김 위원장과 뭔가 신중하게 대화하는 것을 가까이서 흘려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한용 회장은 이번 방북 기간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열망을 북쪽 관계자들로부터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방문 첫날 경제인 특별수행단은 북한 경제정책 책임자인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북쪽 관계자들은 북한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간략하게 소개했는데 접점이 많아 보였다. 그런데 리용남 부총리는 해오던 것, 쉬운 것부터 먼저 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다들 공감했다.” 리용남 부총리가 말한 ‘해오던 것, 쉬운 것’이 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이다.
남북 정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 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평양공동선언에 담았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 폐쇄(2016년 2월10일) 뒤에도 북쪽은 시설 유지관리를 철저히 하며 나름대로 정상화 준비를 잘해온 것으로 이번에 파악했다”며 “북미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돼 대북 제재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그는 “북쪽에서는 (노동의 대가 지급 없이) 무상으로라도 재가동을 빨리 하자는 의견도 내고 있다.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더라도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든가 아니면 생활용품 지급으로 대체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미국과 유엔을 상대로 한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했다. 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착공 당시에도 유엔 제재 대상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유엔과 협상에서 ‘민족교류사업’으로 예외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신한용 회장은 2박3일 방북 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묻자 “뭐니뭐니 해도 백두산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삼지연공항에 내려 장군봉으로 40여 킬로미터를 차로 가는데 길 양쪽에 늘어선 울창한 침엽수림이 장관이었다. 맑은 하늘을 가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하늘도 우리를 돕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희망을 잔뜩 품고 돌아온 신한용 회장은 이제부터 차분히 개성공단 재가동을 준비하며 남북 경협의 새로운 토대를 쌓고 싶다고 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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