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63073.html?_fr=mt2


최현우 “마술때 두 정상 똑같이 독도 지목해 깜짝 놀라”

등록 :2018-09-20 22:27 수정 :2018-09-21 10:13


방북 일정 마치고 돌아온 문화예술계 인사들 소감

유홍준 ”양강도 별식 감자전말국수 쫄깃한 식감 독특”

염무웅 ”문 대통령에 환호하는 북한 주민들 진심 느껴져”

현정화 ”천지 물에 손 담궜던 순간 잊을 수 없을 것”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가수 알리가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가수 알리가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일 저녁 평양 남북정상회담 방북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화체육계 인사들은 이날 백두산행을 위해 새벽 4시부터 시작된 빡빡한 일정으로 지친 기색 속에서도 흥분과 감격스러움을 가득 담은 방북 소감을 귀국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밝혔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공식 수행단의 일들이 워낙 잘 진행됐는데 문화예술계 수행원들이 이런 분위기를 돋우는 데 일조했다”며 “특히 김형석, 에일리, 지코 등 대중음악인들이 벌인 만찬장 공연은 남북의 화합 분위기를 살리는 큰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 음식은 방북단원들 사이에서도 연일 화제가 됐다. 유 교수는 “와인보다 좋다는 북한 특산 들쭉술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권해 마셨는데 소문대로였다”며 “백두산을 오른 뒤 삼지연 오찬 때 양강도 별식으로 나온 감자전말국수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아주 독특했다”고 평했다.


15만명의 북한 주민이 모인 능라도 5·1경기장 공연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은 방북단한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염무웅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은 “평생을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사람으로 대규모 집단체조가 압도적이면서도 적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연설에 북한 주민들이 환호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염 이사장은 “1948년 김구 선생이 남북정치연석회의에 참석하느라 평양에 갔던 적이 있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평양에 방문해서 큰 일을 했는데,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은 어떤 점에서는 그런 선례들을 넘어서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는 생각 들었다”고 밝혔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여자탁구 감독 역시 “5·1경기장에 한반도기가 올라갈 때 감동을 느꼈다. 15만명의 뜨거운 환대가 가슴 뭉클했다”며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되새겼다. 또 현 감독은 “예정에 없던 백두산에 올라 천지 물에 손을 담근 경험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날 저녁 만찬장에서 공연한 최현우 마술사는 “정부로부터 (공연에) 통일의 메시지를 담아달라고 요청받아서 두 정상의 교감요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뽑은 카드를 문 대통령이 맞추고, 문 대통령이 뽑은 카드를 김 위원장이 맞추는 식으로 진행하고 마지막에 전체 카드가 한반도기로 변하며 화합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선보였는데 두 정상이 카드에 표시된 독도 부분을 똑같이 지목해 이야기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최현우 마술사는 “백두산 천지 앞에 서니 진짜 통일이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남쪽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고 신기해하는 평양 주민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고, 김정은 위원장도 수행단을 부드럽게 잘 대해줬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평양을 다시 찾은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은 “휴대폰을 보며 걷는 사람도 있고 평양 거리가 전보다 활기찬 느낌이었다”며 “백두산 가는 길도 낡았다는 느낌을 주는 시설물이 거의 없었고 삼지연공항 진입로 역시 깨끗하게 정비돼 있었다”고 변화된 북한의 모습을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전에 북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보다 이번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남북 협력에 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 등을 합의해 좋은 성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남북 평화협력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노형석 최재봉 김경무 김미영 이찬영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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