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들 제작거부 돌입, 뉴스 마비
공정보도 촉구 첫 제작거부, 노조도 총파업 수순밟기
2012-01-25 08:54:45           

MBC 보도국 기자와 앵커, 카메라 기자들이 25일 오전 6시부터 예고한대로 제작거부에 돌입, 뉴스 보도가 사실상 마비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MBC 기자들이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거부에는 260여명의 기자들 가운데 보직부장을 제외한 평기자와 차장 등 200명 중 대부분이 제작 거부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C 사측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따라 25일 오전부터 각 시간대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축소·중단하는 등 크게 당황해 하고 있다. 

실제로 오전 8시 진행되는 MBC라디오 '뉴스의 광장' 등이 몇분간만 형식적으로 짧게 방송되는 등 대다수 보도 프로그램이 파행을 겪고 있다.

사측은 기자회의 제작거부에 따라 비상 편성계획안을 편성, 25일 오전 9시30분에 진행하는 <930뉴스>를 편성표에서 제외했고, 밤 12시 방송하던 <뉴스24>도 편성에서 제외했다. 또한 박성호 기자회 회장이 진행하다 전격 경질된 아침 6시 뉴스인 <뉴스투데이>는 25일분만 정상방송되고, 26·27일 편성표엔 포함시키지 않았다.

낮 12시 뉴스는 17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고, 오후 4시 뉴스와 6시 <뉴스매거진>은 아예 편성에서 뺐다. 

특히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밤 9시 <뉴스데스크>는 50분에서 15분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기자들이 제작하는 <시사매거진 2580> 등 다른 시사프로그램들도 방송이 어려울 전망이다.

MBC기자회는 24일 제작거부 돌입에 앞서 “사측이 보도본부 쇄신 인사와 제대로 된 뉴스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아 예정대로 25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며 “기자들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훼손된 MBC 뉴스의 공정성 회복과 보도 부문의 인사쇄신을 위해 제작 거부까지 결의했다”며 제작거부의 모든 책임이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MBC기자회는 25일 오전 8시 본사 앞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시작으로 보도국과 임원실을 돌며 항의집회를 할 계획이다. 

앞서 MBC기자회는 지난 18~19일 제작 거부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 83%의 찬성으로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MBC영상기자회도 찬반투표를 통해 67%의 찬성률로 제작 거부에 동참했다. 

MBC노조는 이와 별도로 25일부터 사흘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일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해, MBC 총파업은 사실상 수순밟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MBC에 이어 지난 19일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공동으로 고대영 보도본부장과 박갑진 시청자본부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이들을 경질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를 경고하고 나서, MB 정권말 레임덕이 한층 가속화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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