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09506
목포 MBC와 함께 'SBS 손혜원 보도' 비판한 KBS
[저널리즘토크쇼J] SBS의 취재부실, 사실 왜곡의도 비판
19.02.04 19:21 l 최종 업데이트 19.02.04 19:41 l 성하훈(doomeh)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 KBS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 KBS
SBS의 손혜원 의원 관련 보도에 대해 KBS가 목포MBC 보도를 인용하면서 날선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KBS는 3일 보도비평 프로그램을 통해 SBS 손혜원 의원 보도에 대해 패널들의 입을 빌려 부실한 취재에 의도성이 의심되는 보도였고, 선별된 편집으로 왜곡의도가 있는 뉴스였다는 시선을 보였다. 타사 방송에 대해 자사 지역국이 아닌 경쟁사 지역방송과 함께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3일 저녁 KBS1TV에서 방송된 <저널리즘토크쇼j>는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손혜원 보도를 다뤘다. 한 주 전 방송에서 손혜원 의원 관련 보도 등을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다뤘다면 이번에는 보도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나 문제점을 주로 짚는 자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주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의 부정적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정세진 아나운서는 지난주 방송(<손혜원 보도, 의혹과 진실 사이>)에 대해, 평소에는 방송에 대해 긍정적인 댓글이 참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대부분이 비판적인 비난의 글들이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아직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언론이 못 따라간다.", "너희도 동업자 정신에서 못 벗어나는구나!",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아주 편안하게 시원시원하게 진실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왜 이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그렇게 좀 주저하고 뭔가 좀 동업자 정신이 발휘가 되는지 너무 실망스럽다" 이런 류의 글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언론보도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감이 만만치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방송에는 정준희 중앙대 교수와 변상욱 CBS대기자,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사무처장, 최욱 팟캐스트 운영자, 송수진 기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SBS가 현지 취재 제대로 했는지 의문"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 KBS
직접 목포 현장을 다녀온 정준희 중앙대 교수는 "SBS에서 탐사 보도를 했던 분들이 여기에 쭉 있으면서 오랫동안 현지 취재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느끼기에는 아닌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왜냐하면 만약 봤다면 이게 투기 의혹이라고 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풍경이었다"면서 대부분이 상당히 낙후된 곳이었었고 이걸 아무리 돈을 갖다가 쏟아 붓는다고 한들 이게 단기간에 살려져 가지고 투기가 가능한 그런 지역이 당연히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짐작이니까 함부로 이야기할 건 아니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그냥 이러한 내용으로 뭔가를 저격해야지'라는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말 그대로 탐사하고 다니고 훑고 다녔다면 자기가 애초에 생각했던 방향과는 꽤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보도 목적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목포MBC까지 참여시키며 논란이 됐던 '매매가가 4배 올랐다는 보도'에 있어 SBS의 사실 확인에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SBS 보도에서 '매매가 4배 인상 언급'을 했던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는 본인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 아님을 시인했고, 목포시청 공무원은 투기 의혹이라는 게 어떤 자료를 좀 왜곡해서 보도한 거 같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목포MBC 기자는 "SBS가 4배가 어디가 올랐는지에 대한 팩트를 확인해줘야 되는데. 두루뭉술하게 4배가 올랐다라는 것이지. 아무도 모른다"며 보도 내용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역의 소리는 들었지만 전체적인 내용들은 파악하지 않은 채 일부의 의견만 반영을 해서 리포트를 작성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저널리즘토크쇼J>의 평가였다. 정준희 교수는 이건 탐사보도에서 상당히 기초적으로 중복 확인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취지와 방향이 안 맞아서 뺐을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었겠으나 둘 다 문제라고 비판했다. 만일 확인했는데도 무시하거나 이랬다면 이건 의도적인 부분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관에 전화 확인 취재도 안 해"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목포MBC 박영훈 보도부장이 SBS 보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 KBS
목포MBC의 반박보도 역시 이날 방송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목포MBC는 유튜브 채널에 손혜원 의혹 제기 팩트체크 카테고리까지 만들어서 3일 현재 61개의 반박 보도 영상을 게재해 놓은 상태다.
박영훈 목포MBC 보도부장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곳은 시민들이 수십 년 전부터 이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해왔고. 시민들이 집단지성을 통해서 지켜온 곳인데, 마치 어떤 사람이나 어떠한 권력, 어떠한 정당의 누군가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서 그것을 본인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다고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목포시에 확인한 결과 오래전에 계획이 서 있었고. 어느 날 손 의원이 개입해서 포함된 게 아니다"라며 "목포시나 해당 기관에 전화 한 통화면 확인되는 건데 왜 그것조차 안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SBS 보도에 있어 취재의 부실함을 비판했다.
패널로 참석한 KBS 송수진 기자의 요약대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곳이 목포 시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목포의 역사를 반영하고 상징적인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SBS에서 이제 초기에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런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이 한순간에 손혜원 타운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송 기자는 또한 "한 국회의원의 입김으로 이곳이 문화재로 됐다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서울의 입장에서 지역을 본다는 것"이라며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다양성들, 역사적 배경들을 모두 무시하고 서울이 보고 싶은 어떤 투기라는 프레임으로만, 이해 상충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본다는 것 이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이 부분에 대한 분노도 상당했다"고 목포의 분위기를 전했다.
"왜곡 의도도 엿보여"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 KBS
<저널리즘토크쇼J>는 SBS가 손혜원 의원의 조카인 손소영씨 말을 빌려 축소·왜곡보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손소영갤러리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손소영씨는 "'이 카페는 제 거고 차명이 아니고 저는 여기서 장사를 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 다 말씀을 드렸는데, 저랑 통화를 했던 내용도 반영이 안 됐고 통화를 했다라는 것조차 나오질 않았다"면서 "제가 얘기한 것들은 그들이 세 꼭지나 할애해가지고 주장하고자 하는 것에 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인지 취사선택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불쾌해 했다.
이에 대해 패널로 참척한 변상욱 CBS 대기자 역시 "탐사보도에서 취재팀이 가진 정보와 자료는 시청자가 받아보는 정보, 근거 자료하고 같아야 되는데, 내용이 길기 때문에 축약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는 조금 있으나 저렇게 완전히 다른 이야기같이 들리도록 편집을 해서 냈다고 한다면 이건 뭐 왜곡의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 기자는 또한 SBS가 동생 인터뷰를 내보내 차명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탐사 보도의 시작은 최초 제보자 그 다음에 핵심 진술자 이 두 사람이 어떤 의도로 혹시 왜곡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삼각측정(三角測定 : 여러 대상‧관점‧방법의 교차 비교를 통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한데, 제보자, 핵심 진술자의 의도나 내용의 진위성 같은 것들을 제대로 파악 안 하고 넘어간 같다"고 지적했다. 또 "투기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 딱 떨어지는 인터뷰 같은데라고 하니까 거기서 많이 받아쓴 거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중앙대 정준희 교수는 "자신의 프레임에 맞았기 때문에 너무나 자극적인 소재로 써버린 것"이라며 "이건 정말로 회피해야 될 선정주의를 사실은 그대로 보여준 그런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BS는 투기프레임 경계 입장, 정치권이 강화시켜"
▲ 3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 ⓒ KBS
KBS의 이 같은 비판에 SBS는 서면으로 반론을 보내왔다. SBS는 '매매가 4배 상승'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비교 기준을 언제로 잡느냐에 달라질 수 있다"며 "현지에서 복수의 부동산업체와 주민들을 상대로 취재했다"고 밝혔다.
또한 '투기에서 이익충돌금지 프레임으로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 이후 손혜원 의원이 '투기 아니다'라고 반복적으로 해명하고 박지원 의원이 '투기다, 아니다'라며 투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투기 프레임'이 형성된 측면이 있다"면서 "정치권에서 뉴스를 소비하면서 투기프레임을 만들고 강화시킨 측면이 있지 SBS보도는 투기프레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SBS보도에 대한 비판'에 대해 "보도를 했는데 그걸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 SBS가 토건세력의 사주를 받고 한 보도라고 이렇게 모략을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더 추가적인 보도를 하면 그것은 자존심싸움 내지는 무릎 꿇리기다 이렇게 비판한다"면서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패널들은 SBS의 반론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패널로 참여한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씨는 "SBS 측에서 가장 방어하기 좋은 이 태영건설 배후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SBS 보도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가 좀 조심하자, 이런 이야기는 안 하는 게 건강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거든요. 그런데 굳이 이걸 갖고 와서 '봐라, 이거 잘못된 거 아니냐'라고 하는 건 조금 궁색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준희 교수 역시 "손혜원 의원의 선의를 못 믿겠다, 그건 결국 드러난 결과로 봐야 된다는 게 SBS 측의 입장인데,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보도의 선의를 믿어달라고 하는 쪽에 가까운 것"이라며 "둘 다 확인할 수 없는 선의를 서로 믿어달라고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둘 다 접어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어떤 전문적 저널리스트 집단이 가지고 있는 집단사고의 바깥으로 나오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걸음만 바깥으로 나와 보면 좀 다른 시각들이 가능할 텐데 그것을 향한 전향적인 태도는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경쟁사의 보도에 대해 다른 공중파 방송의 보도를 적극 인용하면서 인상깊은 모습을 남겼다. 다만 KBS도 목포에 지역방송국이 있는 상태에서 자사보도에 대한 냉철한 비평이 없는 것은 허전함을 남기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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