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213201616775?s=tv_news


"3.1운동 백주년인데, 만세운동 유적지 '유성장터'를 없앤다고?"

대전 유성오일장터 재개발 반대 대책위 기자회견 "역사현장 보존하여 독립정신 계승해야"

19.02.13 16:58 l 최종 업데이트 19.02.13 16:58 l 장재완(jjang153)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을미의병의 효시이고, 세 차례나 3.1만세운동이 있었던 유성오일장터를, 하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에 모두 없애버리고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은 '반민족적 폭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13일 오후 대전 유성구청 정문 앞. 홍경표 독립유공자유족회 대전지회 사무차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재개발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유성오일장터'가 얼마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인지 그는 준비해 온 발언문을 목청껏 읽어댔다.


그는 "유성장터는 우리 대전지역 민중이 일제의 침탈에 극렬히 저항한 독립운동의 살아있는 역사현장"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자 진잠(현 대전시 유성구 진잠동) 현감을 지냈던 무장 출신 '문석봉'이 유성오일장터에서 '국수보복(國讐報復, 나라의 원수를 갚는다)'는 기치를 내세워 의병을 일으켰다.


한 때 1천여 명에 달하는 의병군의 위세는 공주 관아와 회덕 일본군 무기고를 급습하기도 했고, 을미의병의 효시로서 전국 의병봉기를 불러왔다는 것. 현재 유성오일장터에는 '을미의명효시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한 1919년 기미년 3월 16일에는 지족리(현 지족동)에 살던 이상수, 이권수 형제가 유성장터에서 장사꾼들에게 태극기를 나누어주고 연설을 한 후, '독립만세'를 선창하여 약 3벽여명이 따라서 함께 만세를 불렀고, 3월 31일과 4월 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독립만세운동'이 있었던 '역사적인 현장'이라는 것이다.


"항일정신 담긴 역사유적, 초고층 아파트로 바뀌면 안 돼"


이처럼 역사적인 '유성오일장터'가 위기를 맞은 것은 이 지역을 포함된 장대B지구 재개발을 위한 주택조합설립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추진위는 이 지역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연합회,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정의당대전시당, 민중당대전시당 등 재개발을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이날 유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의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면서 유성구의 '재개발사업 반대 의사 표명'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에 나선 홍 사무차장은 "3.1운동 백 주년이 되는 올해 이곳 유성장터를 없애고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외지 투기세력과 일부 토지소유자들의 행위는 반민족적 폭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조상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에 강력히 저항했던 이곳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역사의 현장으로 물려주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는 전국 어느 곳에 지어도 좋지만 유성장터만은 안 된다"면서 "유성장터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하여 '역사의 현장'으로, 그리고 주민의 생활터전으로, 대전시민의 자랑거리인 전통시장으로 반드시 보존되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정기 주민대책위 상임위원장은 "대전시와 유성구가 100년 전통의 유성오일장을 도시 정비재개발이라는 굴레를 씌워 전통시장과 주민공동체를 파괴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주민 삶을 향상시키고,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허울은 지역민과 상인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역사적·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남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장도 "유성오일장은 그냥 장터가 아니다.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전시민 모두의 공간이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 선조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곳"이라며 "이런 의미있는 공간이 투기꾼과 개발세력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조상의 항일정신이 담겨있는 역사유적지가 초고층 아파트로 바뀌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끝으로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은 1백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더구나 이곳은 을미의병의 최초 발생지이고, 100년 전 3.1독립만세운동 당시 세 차례에 걸쳐 만세운동이 전개되었던 유서 깊은 역사적 장소"라고 강조하고 "수천명의 생활터전이자 항일독립역사문화 유적지인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우려하는 부분 충분히 알고 있다...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후 정용래(가운데) 유성구청장과 대책위 대표들의 면담 장면.

▲  장대B구역재개발해제주민대책위원회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은 13일 오후 유성구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년 전통 유성시장과 유성오일장을 지켜내자"며 재개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후 정용래(가운데) 유성구청장과 대책위 대표들의 면담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 대표단은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면담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정 구청장은 "우려하시는 내용은 충분히 들었고,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는 재개발조합설립 추진 단계이고, 조합설립신청서가 들어오면 구청에서 면밀히 그 내용을 검토하여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아직은 구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또 "구청장으로서 저는 지역주민들의 권리를 지키고, 또 유성시장이라는 전통을 지켜야 하는 무거운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켜져야 할 유성시장의 모양과 형태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사업 승인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또 구청장에게는 '재량권'이 있다. 행정절차가 시작되면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서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주민자치'를 강조하고 있다. 모든 사업은 주민과 협의가 잘 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행정절차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함께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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