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vop.co.kr/A00000469298.html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어떻게 부풀려졌나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12-01-25 00:51:34 l 수정 2012-01-26 12:46:30

외교부와 전직 총리실 고위관료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샀던 '카메룬 다이아몬드'의 실체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그동안의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는 지난해 2월 "코스닥의 다이아몬드 테마주는 누가 만들었나" 보도를 통해 외교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사기업의 주가폭등을 견인했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씨엔케이인터가 발표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을 외교부가 아무런 검증없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씨엔케이인터의 주가조작 혐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김은석(54) 에너지자원대사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취한 것도 이례적이다.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다이아몬드 채굴현장 ⓒ충남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어떻게 부풀려졌나

코스닥 상장업체인 (주)씨엔케이인터(구 코코엔터프라이즈)는 2010년 12월17일 계열사인 'C&K마이닝'이 카메룬 요카도마(Yokadouma)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추정 매장량이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연간 소비량 2.6배에 달하는 4억2천만캐럿 규모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도 이날 씨엔케이인터 측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추정 매장량은 최소 4.2억 캐럿'이라고 밝히고 카메룬 다이아몬드의 개발이 "초부가가치 창출 산업(300배 이상)이며, 다이아몬드 가공 고용 창출, 럭셔리 사업 창출 및 해외 관광객 증가, 연간 국내 산업용 다이아몬드 수요 5-600만 캐럿에 대한 점증적 수입 대체" 등의 기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당시 씨엔케이의 매장량 발표를 인증해 준 유일한 기관이 외교통상부라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측은 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심지어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외교부조차 "추정 매장량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며, (매장량을) 기술적으로 확인하진 않았다"면서 "자세한 자료는 해당 기업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보도자료 배포가) 드문 경우이긴 하나,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자원 외교'의 성과 사례로 생각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외교통상부의 보도자료는 씨엔케이에 큰 도움이 됐고,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인포그래픽] MB정부와 카메룬 다이아몬드, 진실은?
[인포그래픽] MB정부와 카메룬 다이아몬드, 진실은? ⓒ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카메룬 다이아몬드' 실체는 있나

씨엔케이가 주장한 '카메룬 다이아몬드'는 매장량의 실체에 대해 줄곧 의심을 받아 왔다. 씨엔케이는 매장량에 대한 근거로 충남대학교 탐사팀의 탐사결과와 유엔개발계획(UNDP)보고서를 제시했으나 이들 보고서는 다이아몬드 매장량의 근거가 되지 못했다. 

특히 UNDP 보고서는 카메룬에는 다이아몬드거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고 이를 씨엔케이측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탐사팀을 이끌었던 고 김원사 교수는 생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카메룬 지역에 대한 다이아몬드 탐사는 지난 1987년 UNDP에서 탐사를 벌였으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충남대학교는 '충남대 탐사팀'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충남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김 교수는 연구용역으로 카메룬에 간 것이라 '충남대 탐사팀'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고, 학교에서 간 것이라면 논문이나 보고서 등이 남아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충남대에는 카메룬 지역에 대한 탐사보고서나 논문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또 카메룬은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출이 불가능한 국가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국제 분쟁지역의 무꾸입 자금원이 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유통을 막기 위한 협약으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70여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가입국은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출입시 반드시 출처를 송장에 밝혀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교통상부는 카메룬이 다이아몬드 수출 자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검증 없이 서둘러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폭등을 견인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석훈 기자radio@vop.co.k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