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719201824264?s=tv_news
첨단 한국? 뜯어보면 '일제'.."우리 기업에 기회를"
정진욱 입력 2019.07.19 20:18
[뉴스데스크] ◀ 앵커 ▶
'기술 독립' 두번째 시간, 오늘은 차세대 동력원인 2차 전지 얘깁니다.
일본이 수출 규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이미 경고한 상황에서 2차 전지가 그 중에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강국이지만 반도체를 만드는 소재에서 약점을 잡힌 것처럼 우리 기업의 2차 전지가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지만 정작 전지의 속을 들여다 보면 당장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정진욱 기잡니다.
◀ 리포트 ▶
부산에 있는 한 2차전지 소재 공장을 찾았습니다.
휴대폰과 각종 전자제품,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의 외피용 필름 생산 공장입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우리 기술이 없어 100% 일본에서 수입해야 했던 필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진도 개발을 도왔습니다.
이 필름이 손상돼 찢어지면, 전지 내부의 화학물질이 새어 나와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습니다.
[배종성/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누수가 되면 이게 다른 거 하고 화학 반응해 폭발하니까 액체 전해질이 밖으로 누수가 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필름제조는 먼지 하나도 들어갈 수 없도록 고도로 청정한 환경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연구진은 여러 가지 후보물질을 선정한 뒤 수많은 시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필름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은 물론 어떤 나라도 비결을 알려주지 않아 오로지 우리 힘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필름은 2차 전지를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의 제품 성능 테스트도 거뜬히 통과했습니다.
[배종성/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에서도 제가 알기로는 큰 메이저 업체에서 승인은 다 받은 걸로 기억하거든요."
수입에만 의존하던 전지 필름 국산화에 성공한 겁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여전히 일본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공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돌아갑니다.
주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대기업이 중소기업 브랜드라며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애써 개발했지만 국내에서도 팔 곳을 찾지 못하면 중소기업으로서는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광선/2차전지 소재 업체 대표] "우리가 완전히 개발해도 나중에 메이저 업체에서 안 쓴다고 하면 개발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돼 버리는 것이죠."
2차 전지는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중 양극재를 빼곤 대부분 일본에서 사 옵니다.
4대 핵심소재 외에도 우리 기술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고정용 바인더와 알루미늄 주머니까지도 모두 일본 등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일본이 수출통제 품목을 확대할 경우 이런 부분들이 모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습니다.
[강용묵/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교수] "소재 만드는 거는 불가능하지 않고요. 한국도 소재 기술 수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연구진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인식 전환 없이는 국내 기술이 발붙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우리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대기업들이 쓰도록 유도하는 대책에도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이화영)
정진욱 기자 (cool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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