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805214617229?s=tv_news


[팩트체크] "한·일 기술격차 50년" 한국당 주장 사실일까?

이가혁 입력 2019.08.05 21:46 수정 2019.08.05 22:38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제(4일) "한국과 일본의 기술격차가 50년이다." 정치권에서 나온 이 말이 오늘까지 논란입니다.


[기자]


어제 여당,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모여서 일본 수출규제의 대응방안을 논의를 했습니다.


거기서 일본 기술 따라잡고 자립하기 위해서 모든 대책을 동원하겠다 이런 결론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서 자유한국당 논평이 나왔는데 바로 이 대목이 논란이 됐습니다.


"24개 노벨상을 받은 일본과의 기초과학 기술 격차가 50년이나 된다고 한다."


뒤에 좀 더 읽어드리면 "소재와 부품산업을 키우겠다지만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기술 개발을 한다는 것인가. 혹시 정부에는 말만 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마술사 지니라도 갖고 있는 것인가" 이런 발언입니다.


[앵커]


보면 더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논평 취지 자체는 야당으로서 그렇다 쳐도 그 "기술 격차가 일본하고 50년이다" 이 말은 팩트체크를 해 보니까 어떤가요?


[기자]


확인해 보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와의 기술, 과학기술 수준을 비교하는 것, 한 국가에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법에 따라서 11대 분야 120개 기술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주요 5개 나라와도 비교를 합니다.


이 5개 나라 종합 성적표를 보면 미국이 최고 기술 보유국입니다.


가장 1위인 기술이 많은 국가입니다.


그리고 유럽연합 EU 그리고 일본 순서입니다.


우리는 일본보다 50년이 아니라 1.9년 뒤처져 있습니다.


이 조사는 과학기술 격차를 살펴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것으로 꼽힙니다.


120개 과학기술별로 10명씩 총 1200명의 전문가를 학계와 또 산업계에서 선정을 합니다.


이들이 두 단계에 걸쳐서 심도 깊은 평가를 내놓고요.


그리고 여기에 기술 관련 논문이나 특허 같은 숫자로 매길 수 있는 이런 객관적인 자료까지 함께 분석을 합니다.


[앵커]


보면 1.9년이라는 것이 사실은 종합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거고 혹시 좀 특정 기술별로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하고 50년 차이가 나는 것이 혹시 있습니까?


[기자]


혹시 있을까 해서 120개 분야 그러니까 다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격차가 큰 것이 우주항공 분야입니다.


우주발사체의 개발기술은 한국과 일본 격차가 10년 그리고 우주 탐사 및 활용기술은 6.5년 차이입니다.


평가 방식이 조금 다르지만 99년부터 2016년까지 같은 조사 결과를 봐도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기술 격차가 50년이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나요?


[기자]


그래서 인터넷도 잘 찾아봤는데 객관적인 최근의 연구나 언론 보도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1969년에 우리 공업화 단계가 일본보다 50년 낙후됐다 이런 분석이 있었고요.


1987년 언론 보도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올해, 그러니까 1987년에 한일 기술 격차가 22년인데 이게 계속 벌어지다가 2050년에 격차가 49년이 될 것이다 이런 분석입니다.


그런데 이 전망과 달리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혹시 그 논평을 낸 자유한국당한테도 직접 물어봤나요?


[기자]


당 대변인과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그렇게 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기초기술의 격차가 50년이라고 했다, 그것을 인용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지난달 31일 일본 수출 규제 대책 협의회에서 나온 박용만 회장의 발언을 말하는 것인데 실제 발언은 "기반과학과 기술 수준이 당장 따라잡을 수준이 아닌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따라잡으려면 반세기가 걸릴지 모른다" 이 추측성 발언이었습니다.


대한상의에도 확인을 해 봤더니 여기서 나온 이 반 세기, 50년이라는 표현은 근거가 있거나 특정 분야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수사적인 표현으로 봐달라 이렇게 밝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에는 정리를 하면 추측성 발언이 당 논평에 그대로 인용이 된 것이고 사실관계도 완전히 달랐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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