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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단죄문’, 친일문인 시비 철거 등 지자체 일제 잔재 청산나서

등록 :2019-08-09 04:59 수정 :2019-08-09 21:51


8일 오전 11시 광주공원 앞 옛 신사 계단

관내 65개 친일 잔재물 중 4개 먼저 설치


광주광역시가 8일 광주공원 안 바닥에 눕혀져 있는 윤웅렬·이근호·홍난유의 비석 앞에 세운 단죄문.광주광역시 제공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 도발에 따라 한-일 경제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친일파의 유적 옆에 단죄문을 설치하거나 친일 문인의 시비를 철거하는 등 친일 청산 운동도 다시 힘을 받고 있다.


8일 광주광역시는 친일 인사들의 행적을 알리는 내용의 ‘단죄문’을 세웠다. 이날 광주시는 광주공원 계단 앞에서 ‘친일 잔재 청산,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식’을 열어 이 지역을 거쳐간 대표적 친일 인사인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의 ‘공적비’를 넘어뜨리고 그 앞에 이들의 친일 행적을 기록한 `단죄문’(알림판)를 설치했다.


이근호(1861~1923년)는 세 형제가 모두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대표적 친일 집안 출신이고, 윤웅렬(1840~1911년)은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고 1910년 12월 국채보상금을 조선총독부에 건네 은사공채를 받은 인물이다. 홍난유는 1905년부터 1913년까지 광주군수로 재임한 친일 인사다.


단죄문은 광주공원 계단에도 세워졌다. 이 계단엔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인 광주신사 계단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광주시는 지역 안에 65곳의 유·무형 친일 잔재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보근 광주시 민주인권평화협력국 담당은 “내년까지 국·공유지에 설치된 친일 잔재물 25곳에 대해 우선적으로 단죄비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교가 등 무형의 잔재물은 바꿔나가고 비석이나 절 등 유형의 잔재물은 역사적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단죄비 형식의 설명문을 제시해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는 지역에 설치된 문학인 시비 70여개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여 친일 문학인의 시비 6개를 철거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정주(1915~2000년)의 시비 3개와 주요한(1900~1979년), 노천명(1911~1957년)의 시비가 철거됐다. 서정주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협력할 것을 독려하는 시를 쓰고 이름을 ‘다쓰시로 시즈오’로 바꾼 대표적 친일 문인이다. 그는 ‘징병 적령기의 아들을 둔 조선의 어머니에게’(1943년), `헌시’(반도학도 특별지원병 제군에게) 등 징병과 지원병 참가를 선동하는 시를 지어 일제에 부역했다. 주요한과 노천명 역시 조선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쟁 참여를 권유하는 등 친일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됐다.


경남 창원시도 지난 7일 마산음악관에 전시된 작곡가 조두남의 흉상, 악보 등을 모두 철거했다. 가곡 ‘선구자’의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조두남은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세운 괴뢰국가인 만주국에서 반민족 음악가로 활동해,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시는 ‘을사오적’ 박제순의 공덕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 중이다. 인천시는 2005년부터 14년째 인천도호부청사(조선시대 관아) 담장 아래에 방치된 박제순 공덕비를 원래 자리인 인천향교로 옮기되 넘어뜨리고 그 앞에 친일 행각을 알리는 안내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오는 29일 무안군 삼향읍 남도소리울림터에서 학교 900여곳의 친일 잔재 전수 조사 결과를 도민한테 보고한다. 조사 결과 친일 찌꺼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각종 규정과 교가 등은 115건으로 확인됐다.


정대하 안관옥 이정하 최상원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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