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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혼란 이유'로 교체할 수 없다는 친일작가의 충무공 표준영정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입력 : 2019.10.02 20:22 


‘사회적 혼란 때문에 친일화가의 이순신 표준영정을 반려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 심의의원회가 친일 행적이 드러난 화가가 그린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을 교체해야 한다는 문화재청의 신청을 두 차례나 반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박양우 장관에게 “충무공의 표준영정(사진)은 친일화가인 장우성 화백이 1973년에 그렸다”면서 “왜군에 맞서 나라를 지키다 전사하신, 항일 상징인 충무공의 영정을 친일 화가가 그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즉각 교체를 요구했다. 김의원은 “장우성은 일제를 찬양하는 그림으로 조선총독부에서 상도 받았으며,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됐고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특위 사례집에 나와 있다”고 밝혔다.


김의원은 “더 큰 문제는 문체부(영정동상심의위원회)에서 교체 신청을 두 번이나 반려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문화재청 현충사 관리소가 2010년과 2017년 문화부에 두번이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부 표준영정 지정해제를 신청했다”면서 “그러나 두 번 다 반려됐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2010년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가 지정해제를 신청했을 때는 친일 논란은 교체 사유가 아니라고 답했고, 2017년 지정해제 신청에 대해선 올 6월 갈등·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문화부가 김의원에게 제출한 영정·동상 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관련학계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 6월 “충무공은 국민적 영웅으로서 표준영정 지정해체 여부에 따른 혼란과 갈등이 야가될 우려가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장우성 화백이 그린 충무공 영정은 친일논란 뿐 아니라 영정의 복식도 고증이 잘못돼 교체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심의위원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영정 문제의 개선이 안 되는 건 영정동상심의위 구성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주류 미술계에는 친일 인사가 많은데, 필요하면 위원 해촉 사유 등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양우 장관은 영정을 미술 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역사적 관점에서 복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심의위원들이 화가나 복식 분야에 치중돼 있다”면서 “과거에는 영정 자체만 봤겠지만 사회적 문제가 됐기 때문에 역사적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 역사문제를 다룰 수 있는 위원들을 늘려 사안을 복합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영정동상심의위를 개선하려고 한다. 역사 전공자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영정만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것도 봐야 하기 때문에 현대사 전공자도 필요하다. 그밖에 사항도 보완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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