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80896
'욱일기 금지 청원' 이끈 미국 청년 "일본 태도 잘못됐다"
[인터뷰] 백악관 청원 10만 돌파 이끈 채드 태너 "자존심 탓에 진정한 사과 안 해"
19.10.25 07:22 l 최종 업데이트 19.10.25 07:22 l 강연주(play224)
▲ 채드 태너는 백악관 사이트에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욱일기 사용 금지 청원"을 올린 당사자다. 그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욱일기 금지 관련 광고를 게재하거나, 독도 영유권 문제 및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사비로 게재하기도 했다. (출처 : 하이채드 유튜브 채널) ⓒ 강연주
"욱일기 (금지) 영상이 논란이 되어 타임스퀘어에 게재될 수 없다면, 올림픽에는 더욱 더 허가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하이 채드 유튜브 영상 중 일부)
지난 23일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오른 '도쿄 올림픽 욱일기 금지' 청원이 답변 기준인 10만 명을 돌파했다(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6시 45분 기준, 10만 5553명). 청원 마감일인 24일 직전에 얻은 극적인 결과다. 이제 백악관은 60일 이내에 '도쿄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 반대'를 요구하는 위 청원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청원의 주인공은 미국인 유튜버 채드 태너(Chad Tanner)다. '하이 채드'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인 그는 지난 9월 24일 위 청원을 올리며 "(욱일기는)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른 일본군의 상징으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관련 문제를 미국 정부가 IOC에 공식적으로 항의해 달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채드 태너는 자비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욱일기 반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엔 욱일기 반대 광고의 게재 과정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지난 8월에는 타임스퀘어에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들이 다수 올라온다.
한일 과거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는 미국인 채드 태너. 그는 왜 이 문제에 관심 갖게 된 걸까? 지난 21일 <오마이뉴스>는 채드 태너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타임스퀘어에서 거절당한 욱일기, 올림픽에서는 왜 허용되나"
▲ 채드 태너는 백악관 사이트에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욱일기 사용 금지 청원"을 올린 당사자다. 그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욱일기 금지 관련 광고를 게재하거나, 독도 영유권 문제 및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사비로 게재하기도 했다. (출처 : 하이채드 유튜브 채널) ⓒ 강연주
- 백악관 '욱일기 금지' 청원글은 어떻게 올리게 됐나?
"처음엔 이런 이슈(한일 과거사문제 관련)에 대해 잘 몰랐다. 다만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라는 것만 인지할 뿐이었다. 나는 오랜 시간을 들여 이 문제에 대해 연구했다. 내가 더 많이 이해하고 알아갈수록 이 문제들은 나에게도 중요한 것으로 다가왔다. 이때부터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욱일기 금지' 청원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도쿄올림픽에 욱일기가 사용되는 것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한국과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나라다. 미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미국)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청원을 시작하게 됐다."
- 청원이 1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21일 기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떤 명분을 위해 단결하는 것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있다. 나는 이러한 인식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거라 믿는다."
-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욱일기 반대 광고도 게재했다.
"그렇다. 여러 화면을 동시에 띄워놓고, 왜 욱일기가 올림픽에서 사용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광고의 주목적은 사람들이 청원 사이트(https://c11.kr/az9x)에 접속해 욱일기에 대해 알고 청원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 광고를 통해 욱일기에 대해 배움으로써 청원에 동참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처음엔 타임스퀘어 측에서 내 광고를 거절했다. 하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는 광고를 게재할 수 있었다."
그가 본인의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퀘어는 '노 나치 깃발, 노 욱일기(NO NAZI FLAGS, NO RISING SUN FLAGS)'란 문구가 적힌 초기의 광고를 거절했다. 이후 그는 "욱일기 사진을 빼거나, 문구를 수정하고 나서야 광고를 게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변형돼 게재된 광고는 총 두 종류다. 까만 바탕에 "욱일기에 대해 배움으로써 당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깨닫자)"는 문구가 기재된 것과, 다른 그림들 뒷편에 욱일기가 살짝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광고다. 채드 태너는 "사람들이 욱일기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면서 논란이 더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 당시 광고는 왜 거절당했나?
"타임스퀘어 측은 해당 광고가 '너무 정치적'이라고 했다. 이것 외에 다른 이유는 모르겠다. 그들은 광고에 욱일기가 사용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 같았다. 나는 광고가 거절당한 사건이 욱일기의 맹점이라고 생각한다. 타임스퀘어 광고판에서 욱일기에 대해 언급하는 게 금지됐는데, 올림픽에서는 욱일기를 사용하는 게 허용됐기 때문이다."
- 유튜버로서 이런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게 조심스럽지는 않았나.
"이런 발언이 일부의 사람들, 특히 일본인들에게 논란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물론 나 또한 일본인들이 예의바르고, 친절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본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욱일기 문제는 그와 별개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과 의견이 다를 뿐이고, 이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 한, 변화는 없다"
▲ 채드 태너는 백악관 사이트에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욱일기 사용 금지 청원"을 올린 당사자다. 그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욱일기 금지 관련 광고를 게재하거나, 독도 영유권 문제 및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사비로 게재하기도 했다. (출처 : 하이채드 유튜브 채널) ⓒ 강연주
- 이외에 독도 영유권 분쟁 문제나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타임스퀘어에 올리기도 했다.
"일본은 본인들이 과거에 저지른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 모두가 잊어주길 바라는 듯하다. 이런 일본의 태도는 불만스럽다. 그 문제는 절대 잊어서도 안 될 일이며, 두 번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다. 우리는 피해 여성들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함으로써 피해 여성들을 존중해야만 한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잘못됐다."
- 당신이 생각하는 한일관계의 문제는 무엇인가?
"일본은 자존심이 너무 강해 본인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 기간 동안 자신들이 저질렀던 일들을 한국 사람들이 잊어주길 바란다. 일본이 변명 없이 모든 책임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원에 동참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이 문제(과거사)에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하고, 이해한다면 세계는 더 평화롭고 행복한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과정에서 한일 관계도 과거사를 딛고 더 튼튼해지길 바란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말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과 좋은 문화에 대해 알리고 싶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과정에서 나 또한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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