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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된 선거부정 음모론 토론회에 할말 잃은 이준석
화제된 선거부정 음모론 토론 살펴보니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승인 2020.04.25 16:03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제안으로 열린 펜앤드마이크 유튜브 토론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되고 있다.
2시간 20여분에 달하는 토론에서 이준석 최고위원은 물론 사회자인 최대현 아나운서(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음모론을 주장하는 양선엽 공정선거국민연대 대표에 적극 반박했다. 아무리 반박해도 변화가 없자 이준석 위원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여러차례 보였다. 양선엽 대표는 이준석 위원에게 “그렇게 말하는 거 후회할 거다” “오늘 정치생명 끝나는 사람 나올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이날 토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두발언에서 이준석 최고위원은 “(부정투표라는) 접근 방식은 과거 김어준씨 등이 들고나온 선거불복 프레임”이라며 “이후 3~4년간 진보진영이 나꼼수에 끌려다니는 정치양태 보이면서 힘들어 했는데 (보수진영은) 그럴 시간이 없다”면서 토론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 펜앤드마이크 토론에 출연한 이준석 최고위원.
첫 번째 ‘의혹’은 우체국 매수론이다. 양선엽 대표는 사전투표 가운데 지역구 밖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관외투표용지를 옮기는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제대로 밀폐하지 않았고, 보관 및 이동 과정에서 CCTV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부됐다는 내용이다. 양선엽 대표는 “갑자기 (우체국에서) 알바처럼 보이는 소녀들이 나왔다”면서 그들이 투표조작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준석 위원은 “과거 부재자투표는 우체통에 넣었다. 그러면 우체통을 드릴로 뚫어서 바꾸면 어떡하냐는 논리도 나올 수 있다”며 “(우정사업본부) 이 조직을 뭘로 대체하자는 건가. 로젠텍배인가. 다 매수됐으니 감시를 붙이자고 할 거 아니냐. 감시하는 사람은 또 누가 감시하냐”라고 반박했다.
우정사업본부에 이어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양선엽 대표는 “(사전투표의 경우) 관외는 우체국, 관내는 선관위가 주범”이라며 “선관위에 밤에 불 켜진 사무실이 수두룩했다”고 주장했다. 야간에 선관위 불이 켜져 있어 기표용지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다. 이준석 위원이 헛웃음을 짓자 양선엽 대표는 “비웃는 거 자제하시고 제가 인생 선배 같은데”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서 CCTV 논쟁이 이어졌다.
▲ 펜앤드마이크 토론에 출연한 양선엽 대표(왼쪽)와 이준석 최고위원.
이준석 : 관내 투표함은 모두 CCTV로 볼 수 있다. CCTV가 있음에도 조작할 수 있다?
양선엽 : 그렇다.
이준석 : 불 켜놓고 CCTV를 틀어놨는데 조작할 수 있다?
양선엽 : 그렇다.
오동길(사전선거조작 고발인) : 해결책으로 강아지나 고양이라도 이 공간에 있으면 좋겠다.
이준석 : CCTV에 투표함이 가만히 있으면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고 보는 게 정상적인 사고다.
‘봉인지 조작’ 의혹이 이어졌다. 양선엽 대표는 한 투표소에서 참관인 서명을 한 사람의 이름이 다른 필체로 조작됐다고 밝혔다. 이준석 위원은 “(필체조작 의혹 제기한) 그 분이 선관위에 허위사실유포로 처벌 받은 적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양선엽 대표는 “대령 출신이고 경북고 선배님이시다”라고 답했다. 이준석 위원이 “중앙선관위 자료 보면 필체가 일치한다”고 반박했으나 양선엽 대표는 수용하지 않앗다.
이어 양선엽 대표는 한 참관인이 봉인지에 서명한 투표함이 나중에 보니 다른 봉인지로 교체 됐다며 “완전 조작이라는 거다. 열고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했다. 최대현 아나운서가 “그 분이 오전에만 참관하시고 오후에 참관 안하셨다고 한다. 오후에 옮기다 봉인지가 훼손돼서 (오후에 있었던) 다른 참관인들이 봉인지를 다시 붙였다”고 설명했다.
양선엽 대표가 의혹 제기를 포기하지 않자 당황한 최대현 아나운서가 “다른 분들이 거짓말하고 있다? 거기에 서명한 분이 미래통합당 참관인들도 있는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묻자 양선엽 대표가 “그렇다”고 했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매수가 될 수 있다?”고 재차 물으며 웃음을 지었다.
▲ 펜앤드마이크 토론 사회를 맡은 최대현 아나운서.
이준석 위원은 “그러면 문제가 되는 게 뭔가?”라고 물었다. 양선엽 대표는 “봉인지는 종이다. 종이는 기록이 남는데 지금은 특수봉인지라 해서 비닐로 바꿔서 보안이 떨어진다”고 했다. 최대현 아나운서가 “보안이 떨어진다는 건 무슨 근거로?”라고 묻자 양선엽 대표는 “종이는 떼면 표시가 남는다”고 했다. 그러자 최대현 아나운서가 “특수봉인지도 표시가 남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양선엽 대표는 봉인지가 떨어져도 다시 붙이면 안 된다고 주장해 이준석 위원은 다시 할 말을 잃었다.
‘접힌 자국 없는 비례투표용지’가 다수 발견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선엽 대표는 “용지를 접지 않은 표가 나왔다. 저렇게 긴 걸 안 접고 어떻게 넣냐”라고 했다. 음모론을 비판하는 패널들이 접힌 자국이 남지 않게 말아서 넣는 경우가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설득되지 않았다.
숫자 관련 의혹들도 이어졌다. 여러 지역에서 양당의 득표수가 ‘63:36’로 일치한다는 의혹, 주요 후보들의 관외 사전투표로 얻은 득표수를 관내 사전투표 득표수로 나누면 0.39 라는 일정한 숫자가 나온다는 의혹, 사전투표서 민주당 표가 천편일률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의혹, 여러 지역구에서 득표가 같은 쌍둥이 표가 많았다는 의혹 등이다.
이준석 위원은 “수치조작을 했다고 칩시다”라며 “36% 중 관내투표는 투표 당일 까기 때문에 결과를 바꾸기 어렵다. 언제 어떻게 예측해서 (사전) 관외투표를 조작해야 이렇게 숫자를 맞힐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양선엽 대표는 “이준석 위원 과학고 나오고, 카이스트 나오셨는데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 주장이 아니라 통계학자의 주장이다” “나중에 후회할 거다. 프로그래머가 조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위원은 “지금 말은 투표가 아니라 프로그래머가 개표를 조작했다는 거다”라며 우체국, 선관위가 표를 바꿨다는 의혹과 프로그래머가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서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양선엽 대표는 “총체적 조작”이라고 했다. 이준석 위원은 “표도 조작했고 DB도 조작했다? 조작하겠다는 사람이 두 개나 조작할 이유가 있나?”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공통된 숫자가 나오는 문제는 지난 선거 때도 있었다는 반박에 양선엽 대표는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된다. 조금 해봤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보니 이번에는 확실히 한 거다”라고 답했다. 이준석 위원은 당황하며 다음과 같은 논박을 주고 받았다.
▲ 펜앤드마이크 토론에 출연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이준석 : 박근혜 정부에서 조작 테스트를 해보고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시켰다?
양선엽 : 그렇다. 슬쩍해보니까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됐다.
이준석 : 박근혜 정부가 테스트한 바늘도둑이 문재인 정부에서 소도둑이 됐다?
양선엽 : 선관위는 똑같은 선관위니까.
최대현 : 선관위원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양선엽 : 선관위가 사실상 다 알지만 민주노총에서 다 돼 있고 믿을 수 없는 정황이 많다. 기본적으로 선관위는 범죄적 집단이다.
숫자 관련 의혹제기가 끊이지 않자 이준석 위원은 “이 조작단은 선거를 이기는 데 관심 있는 게 아니라 숫자를 맞추는 데 관심이 있는 변태적인 집단”라며 “선거를 이기려면 다득표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위원은 “같은 숫자는 어떻게든 나올 수 있다. 의혹 제기할 때는 이게 무슨 의미인지 봐야한다. 숫자가 같은 게 뭐 어쨌다는 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큐알코드 의혹까지 제기됐다. 양선엽 대표는 “(투표용지에 있는) 큐알코드에는 투표자의 성향까지 들어간다”고 했다. 이준석 위원은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양선엽 대표가 “확실하다”고 하자 최대현 아나운서가 “개인정보가 들어간다는 건 조금 위험한 발언”이라며 정리했다.
▲ 펜앤드마이크 토론 갈무리.
대안을 논하면서 양선엽 대표는 외국에서 한국산 전자개표기로 인한 부정선거 많다고 주장하며 ‘수개표’를 주장했다. 사실상의 수개표를 이미 하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산 전자개표기로 인한 조작 의혹 역시 실체가 불분명하고, 선관위가 표를 바꾼 거라면 다시 개표해도 결과는 같다는 반박에도 양선엽 대표는 동요하지 않았다.
양선엽 : 투표분류기라고 하지만 전자개표기다. 집계까지 한다.
최대현 : 사람 눈으로 보지 않느냐.
이준석 : 집계는 선거사무관과 사무관들이 보고 수기로 기록한다.
양선엽 : 수개표해야 한다.
최대현 : 수개표 한다. 허허허. 수개표가 과정에 있다.
양선엽 : 비례대표는 그렇게 한 거 같다.
최대현 : 아니, 참관인이 일일이 확인한다.
이준석 위원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불순한 의도가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배척하고 합리적 의심 하는 사람끼리 대화해야 한다”고 보수층을 향해 촉구했다. 마지막 발언까지 양선엽 대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자 펜앤드마이크측은 자신들의 입장이 아니라는 자막을 여러번 반복해 내보내며 토론이 끝났다.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댓글에는 양선엽 대표가 이겼다고 본 이들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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