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204113827022
2400원 유죄vs86억 무죄?..이재용·법원 저격한 박용진
신민준 입력 2020.02.04. 11:38 수정 2020.02.04. 14:00
4일 국회서 이재용 국정농단 범죄 진상규명 기자회견
"法, 현금으로 버스비 받은 기사 횡령 혐의 유죄 판례"
"이재용 파기환송심서 재판부 훈수..공정한 재판해야"
민주·정의·바른미래·민주평화·민중당 의원 15명 동참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법원을 저격했다. 박용진 의원은 일부 노동·시민단체와 함께 이 부회장이 범한 죄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판결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의 파기환송 재판을 받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네 번째)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범죄 진상규명 및 법원의 공정한 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파기환송, 공정·정의롭게 판결하라는 취지”
박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재벌개혁·정경유착근절·사법 정의 실현을 희망하는 국회의원·노동·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의원은 “법원이 2017년 현금으로 받은 버스요금 2400원을 횡령한 혐의로 해고된 버스 기사에 대해 정당한 해고라고 판결한 적이 있다”며 “17년간 성실하게 일했던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 해당 판결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고 말했다.
2014년 1월 전북 완주에서 서울행 시외버스를 운행하며 현금으로 받은 차비 중 2400원을 회사에 덜 납입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4월 해고당한 이씨는 단순 실수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씨를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받지 못했던 임금을 배상하라며 이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운송수입금 횡령 행위는 심각한 비위 행위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박 의원은 2017년 재판과 같이 약자에게 엄격한 법원이 삼성이라는 재벌의 범죄행위는 봐주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우려와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8월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부회장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승마지원 관련 말의 비용이나 영재스포츠센터 지원금액 등을 뇌물·횡령액으로 인정해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뇌물·횡령액 규모를 86억원으로 봤다.
그는 “파기환송의 취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뇌물과 부정한 청탁을 더 엄격하게 판단해 다시 공정하고 정의롭게 판결하도록 하는 취지”라며 “하지만 파기환송 재판부는 양형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를 제시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발언들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내용에는 준법감시인제도 도입과 재벌 폐해 시정을 당부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결국 삼성은 재판부의 훈수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최근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럴싸하게 포장됐지만 결국 재벌총수 봐주기라는 포석이 아닌가하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가 삼성에게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와 같은 제안을 상징적으로 훈계 차원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형량을 고려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재판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운영을 통해 재벌체제의 혁신과 정경유착의 근절을 이끌어 사법 정의를 세우지 않는다면 국민은 결코 이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이재용 패키지’법도 발의…모두 국회 계류
앞서 박 의원은 △공정거래법 △공익법인법 △상속증여세법 △상법 △범죄수익규제은닉법 개정안 등 이른바 ‘이재용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공정거래법, 공익법인법, 상속증여세 개정안은 공익재단을 이용해서 그룹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다. 상법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은 삼성이 그동안 이용했거나 혹은 이용할 수 있는 법의 허점을 원천봉쇄 하는 법안이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이재용 패키지 법안은 모두 국회에 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이종걸·정성호·이학영·송갑석·정은혜·제윤경 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심상정·김종대·여영국·윤소하·이정미·추혜선 정의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도 참여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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