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209021813001


이원석 자녀, 8세·5세 때 아파트 지분 취득···증여세 자료 제출은 안해

입력 : 2022.09.02 18:13 수정 : 2022.09.02 19:44 이혜리 기자  김희진 기자


“장모가 증여···세금 납부” 주장

국회에 관련 자료는 제출 안 해

‘쪼개기 증여’ 청문회 쟁점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18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18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자녀들이 8세, 5세 때 수천만원의 아파트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은 장모가 증여했다면서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세금 납부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세금 회피를 위해 조부모가 재산을 손자손녀에게 물려주는 ‘격세증여’가 논란이 된 선례가 있는 만큼 오는 5일 열리는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검증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후보자 본인과 부인, 장남, 차남 등 4명이 서울 노량진동 아파트를 공동소유하고 있다. 공시지가 기준 현재 약 10억700만원짜리 아파트인데, 이 후보자가 2억8711만원(비율로 따지면 약 28%), 아내 4억2050만원(42%), 장남 1억4939만원(15%), 차남 1억4939만원(15%)씩을 갖고 있다. 이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은 현재 20세, 17세다.


이 후보자와 가족들은 이 아파트 지분을 2010년 취득했다. 이때 장남과 차남은 8세, 5세였고, 아파트 공시지가는 5억4000만원이었다. 당시 장남과 차남이 취득한 지분 가액을 단순 계산해보면 약 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어린 자녀들이 아파트 지분을 어떻게 취득했는지, 증여를 받았다면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증여세는 증여를 받은 사람이 납부해야 하는데, 예전 인사청문회에서는 어린 자녀에게 부과된 증여세를 부모가 대납해 문제가 된 공직후보자 사례들이 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이 후보자의 장모가 땅을 증여했는데 재개발되면서 아파트 지분을 가족이 함께 취득하게 된 것으로, 증여세는 정상적으로 모두 납부했다. 증여세 금액이 많지 않다”고 했다. 준비단 측은 “이 후보자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집이 한 채 밖에 없고 주식도 안했으며, 장모가 돌아가실 때 상속을 포기할 정도로 깨끗한 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이날까지 국회에 증여세 납부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달 25일 자녀들의 아파트 관련 증여세 납부 내역을 법무부에 요구하고, 다음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별도로 의결해 법무부와 국세청에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 후보자는 자료를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국회에 이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증여세 납부 내역 제출만 동의하고, 부인과 자녀들에 대한 동의는 하지 않아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자 측 설명대로 자녀들이 제대로 증여세를 납부했는지를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 후보자 측은 “개인 정보 문제가 있고, 자녀들의 증여세 납부 내역은 자녀들 명의 자료라 후보자가 제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탄희 의원은 “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절세 목적의 편법 증여 비판을 차단하고자 한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증여세 납세 전 과정을 투명하게 해명해야 한다”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이 후보자의 납세 의무를 제대로 검증했는지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쪼개기 증여’와 ‘격세증여’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절세를 위해 흔히 활용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증여할 당시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부분에 대한 증여세는 따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재산을 분할 소유해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줄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한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계속 올라가니까 미리 지분을 증여해주면 나중에 집값이 오르더라도 세금은 과거 매매가 기준으로 내고, 아이들에게 재산 증식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당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장모가 13세 딸에게 건물 일부를 증여해 ‘격세·쪼개기 증여’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를 ‘세꾸라지(세금+미꾸라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얼마나 돈이 많길래 14살 딸한테까지 돈을 맡기냐”며 “사적 영역에서는 탐욕스러운 삶을 살면서 공적인 면에서는 진보를 외치는 강남좌파, 리무진·샴페인·캐비어 좌파”라고 공격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