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209081124001
사상 최대 영업이익 정유 4사, 올 상반기 ‘깎아준’ 전기요금만 2823억
입력 : 2022.09.08 11:24 수정 : 2022.09.08 11:58 박하얀 기자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에 한전 적자 ‘눈덩이’
정유사들 가격인하 등 고유가 고통 분담 외면
이장섭 “산업용 전기요금 획기적 개선 필요”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인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정유 4사가 같은 기간 2823억원의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공급 주체인 한국전력공사는 이 기간 14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이 됐다. 고유가로 역대급 이익을 올린 대기업들에 주어진 요금 감면 혜택이 결국 가정용 전기 이용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한국전력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기요금 감면 혜택으로 본 이익은 3740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시기별로는 지난해 1~12월 913억여원, 올해 1~6월 2823억여원의 수혜를 입었다.
올 상반기 전기요금 혜택을 기업별로 보면 SK에너지 708억3400만원, 현대오일뱅크 489억6000만원, GS칼텍스 683억4000만원, 에쓰오일은 941억9700만원이다. 혜택 금액은 한전의 전력구매 단가에서 정유사들에 판매한 단가를 뺀 차액에 정유 4사를 상대로 한 판매량을 곱해서 계산했다.
한전이 올해 정유사들에 판매한 전력단가(원/kWh)는 SK에너지 97.18원, 현대오일뱅크 98.62원, GS칼텍스 101.18원, 에쓰오일 97.19원이다. 한전이 올 상반기 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단가가 kWh당 146.2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유 4사는 전기요금을 도매가보다 45~49원 더 싸게 사들인 셈이다.
지난해 정유 4사의 전기요금 혜택은 총 912억7200만원이다. 기업별로는 SK에너지 238억4100만원, 현대오일뱅크 144억6100만원, GS칼텍스 165억8800만원, 에쓰오일 363억8200만원이다.
정유사들에 대한 전기요금 감면 혜택은 올 상반기에만 14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적자 폭을 키워 가정용 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유 4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12조3203억원에 이른다. SK에너지가 3조978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GS칼텍스 3조2133억원, 에쓰오일 3조539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은 지난달 1일 국회에서 정유 4사, 대한석유협회와 ‘고유가 국민 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지만, 정유사들은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정유사들은 영업이익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하기도 했는데 아직까지 이 같은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장섭 의원은 “원가 이하 전기 요금으로 정유 4사는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그 비용은 한전의 영업적자에 고스란히 반영된 상황”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획기적 개편이 필요하고, 기업들도 하루 빨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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