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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운날 사람들 다 모였다, MBC 때문에!
[현장]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으랏차차 MBC> 콘서트 열려
12.02.17 21:04ㅣ최종 업데이트 12.02.17 21:04ㅣ이정민(gayon), 이미나(neptune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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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노조 주최로 17일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가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이정민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MBC는 제자리에'
 
보통의 공연 문구와는 다르다. 17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으랏차차 MBC> 콘서트에는 그 안내문구부터가 범상치 않다. "앞좌석은 차지 마세요, 쪼인트는 아프니까요"라는 문구에 3천여 명의 관객들은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콘서트의 부제는 '파업승리 미리축하 쑈쑈쇼'. 첫 주자로 밴드 카피머신이 나섰다. "모두 일어나자"는 말과 함께 일제히 기립한 관중들은 함께 "MBC"를 연호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연이어 '사노라면'까지 부른 이들은 관객들의 큰 환호 속에 무대를 내려갔다. 
 
김제동 "각자의 생각과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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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노조 주최로 17일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 이정민

다음 순서로 나선 이는 김제동이다. 김제동이 무대에 오르자 관중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김제동은 "저희 어머니께서 늘 '왜 MBC에 안 나오냐'해서 '오늘 나간다'고 말씀드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제동은 "어떤 스님이 단식을 하실 때 제가 '배고프지 않으시냐'라고 물었더니 '당연히 배고프다'라 말씀하시더라"며 "배고파도, 배고픈 것보다 더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면 단식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이내 박수가 터졌다.
 
30분간 계속된 그의 입담은 쉴새없이 관객석을 웃음으로 들썩이게 만들었다. "제가 사람을 웃겨서 죽일 수도 있다"는 그의 농담이 비단 농담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김제동은 웃음 속에서도 뼈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제동은 "방송은 국민의 것이고 시청자의 것"이라며 "거기에 권력의 글씨가 새겨지거나 사장의 글씨가 새겨지면 안 된다"고 말하거나, "진짜 빨갱이 나라는 하나의 목소리가 없는 것"이라며 "그러지 말자는 목소리가 빨갱이로 몰리는 게 지금의 사회다, 각자의 생각과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여기 오기 전에 '조용히 살고싶다, 가지 말자'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 마음은 49고 절 필요로 하는 곳에는 가자는 마음이 51이다, 그래서 왔다"고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은 늘 고마운 존재이지만 떠날까봐 두렵고 무서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모두들 상처들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지금 MBC가 처한 입장이 그럴 것입니다. 시청자가 우리를 떠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그 불안을 다 안아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힘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받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권력을 비호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권력에 맞서 당당히 시민들의 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이야기가 TV에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걸 위해 여러분들이 여기 모여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해를 품은 달>의 액받이 무녀처럼 노조원들을 위로하러 와 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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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노조 주최로 17일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에서 기자회 회장인 박성호 기자와 PD수첩의 최승호 PD가 토크쇼를 하며 MBC의 현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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