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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제발 BTS 머리서 지워줬으면”…부산콘서트에 화난 아미들

등록 :2022-09-22 07:00 수정 :2022-09-22 11:35 정혁준 기자 


아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걱정된다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10월15일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걱정된다.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인데 출입구가 하나뿐이다. 안전사고 논란이 일어날 것이다. 하이브는 큰 공연을 여러번 했는데, 저런 장소를 택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달 말 대형 기획사 간부가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의 최초 결정지였던 부산 기장군 일광읍 공연장을 두고 한 말이다. 이후 공연 장소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변경하면서 논란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완전체 콘서트를 여는 것은, 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에 따른 책임감에서다. 하지만 콘서트 주최·주관을 소속사인 빅히트뮤직과 하이브가 맡고 부산시는 후원으로만 이름을 올리면서, 소속사는 우왕좌왕하고 부산시는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지난달 말 위버스에 공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장소. 위버스 갈무리

지난달 말 위버스에 공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장소. 위버스 갈무리


지난달 방탄소년단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부산 콘서트 공지가 올라오자, 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0만명이 들어갈 야외 공연장에 출입구가 단 한곳만 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사직야구장,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등 5만~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이 부산에서 10만 관객 규모 공연을 한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기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을 공연장으로 정했다. 안전보다 홍보를 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부산시와 하이브 중 어느 쪽에서 먼저 10만 관객 규모를 제안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공연은 무료 콘서트로 기획했다. 공연 제작에 70억원가량 드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비용은 고스란히 방탄소년단 쪽이 떠안게 생겼다. 공연 주최·주관사가 하이브이다 보니 부산시는 비용을 따로 지원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이 직접 돈을 내고 공연을 열어 부산을 알리게 된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출연료 한푼 안 받고 무대에 서는 ‘열정페이’ 공연이라는 지적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다.


하이브는 협찬 기업과 손잡고 티켓 이벤트를 벌여 적자를 메우려 하고 있다. 해당 기업 제품을 일정액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콘서트 티켓을 주는 방식이다. 팬들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쓰기 마련이어서 팬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방탄소년단 공연 비용을 협찬하라는 메일을 기업에 보낸 것으로 21일 확인돼, 정부가 부산엑스포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기업을 동원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옛 투 컴 인 부산’ 티켓 이벤트 사진. 롯데GRS 제공

‘옛 투 컴 인 부산’ 티켓 이벤트 사진. 롯데GRS 제공


공연장으로 결정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역시 문제다. 2020년 태풍 마이삭 탓에 지붕 막이 훼손됐는데, 이를 그대로 내버려둔 상태다. 안전 문제와 함께 마치 이 빠진 것처럼 지붕 막이 훼손된 모습이 온라인 생중계에 비치면 국제적인 망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급하게 공연장을 변경하는 바람에 지금 상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부산시가 병역을 볼모로 방탄소년단을 옥죄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방탄소년단이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게 해달라고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건의했다. 대체복무 기간에 박람회 유치 홍보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제안도 했다. 예술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면, 2년10개월(544시간) 동안 공익복무를 해야 한다. 팬들은 이 기간 내내 방탄소년단이 홍보에 동원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우려한다. 한 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미들도 탄이(방탄소년단)들이 군 면제받는 거 달갑지 않다. 다만 무슨 일만 있으면 탄이들 이용하려는 정치권 인사들은 제발 머리에서 방탄소년단을 지워줬으면 좋겠다”고 썼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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